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3차 토론회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9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6차 전당대회 3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후보.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19일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그리고 특검 수사를 두고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이른바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폭주와 당 분열을 초래하는 특검 수사에 맞서 '당심 수호' 의지를 불태웠다.

반면 '찬탄'(탄핵 찬성)파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과거 청산'을 내세우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선거인단 투표를 하루 앞두고 열린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당내 경쟁을 넘어 당의 정체성과 미래를 좌우할 격전지였다.

◆ 특검(특별검사) 수사 '폭거'에 맞선 '당원 수호' 전면전

김문수 후보는 조경태 후보를 향해 "범죄 혐의 하나 없는데, 500만 명의 당원 명부를 내놓으라는 것은 폭거이자 만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맞서 당사 철야 농성을 이어가는 자신의 행보를 언급하며 "지금 투쟁해야지 협의할 게 아니다. 불법과 협의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당의 핵심 자산인 당원 정보를 사수하고, 특검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단호한 저항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장동혁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향해 "특검이 통과되면 무도한 수사를 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찬성표를 던졌다"며 특검 찬성 배경을 따져 물었다. 이는 '특검 수용'이 당의 핵심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탄파의 인식을 대변하며, 일부 후보의 '편의주의적' 태도를 지적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3차 토론회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9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6차 전당대회 3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후보.사진=연합뉴스


◆ 비상계엄, '정당성' 아닌 '불가피성' 논의

'계엄 옹호' 발언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김문수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왜곡되었음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민주당이 계속 국정을 운영할 수 없게 만들고 예산 삭감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비상계엄이 초래된 '배경'을 통해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가피한 선택'을 설명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조경태 후보는 이러한 김문수 후보의 발언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은가", "비상계엄이 잘못됐으면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장동혁 후보는 "왜곡하지 말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조경태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정당성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장동혁 후보는 "조기 하야도 있는데 왜 탄핵으로 반드시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탄핵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기념촬영하는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안철수, 장동혁 후보.사진=연합뉴스


◆ '변색 논란' 속 차기 당권 향방은?

안철수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 "당 밖 모든 단체와 함께하겠다고 말하고서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한다고 말했다"며 이른바 '내로남불식' 당내 인사에 대한 차별적 입장을 지적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자기가 뽑고 오랫동안 모시고 같이 일했던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앞장선 당 대표(한 전 대표)는 매우 잘못된 정치적 결정을 했고 인간적으로도 아주 잘못된 행위를 했다"고 답하며,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한 안철수 후보가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는 장동혁 후보에게 "사전투표가 부정투표의 소지가 있다고 말하는 것인가"라고 역공하자, 장동혁 후보는 '당내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는 조경태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며 "대표가 안 되면 내란 동조 세력이 있는 정당에 남아 있을 것인지 명확히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는 등 신경전이 심화됐다.

국민의힘은 이날과 오는 20일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를 한 차례 더 연 뒤 20일에서 21일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압도적인 당심을 등에 업은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막판까지 기세를 유지할지, 아니면 찬탄파의 전략 변화가 막판 판세를 흔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결선 투표가 진행될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23일 방송토론회를 한 차례 더 연 뒤 26일 당 대표를 최종 선출한다.

(제공=유튜브 '국민의힘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