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만난 김문수
국민의힘 김문수 당 대표 후보와 안철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결선 투표를 앞둔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서로 다른 표심 공략 전략을 펼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찬탄' 진영에 손을 내밀며 표 확장에 나선 반면, 장동혁 후보는 '우파 진영의 결집'을 호소하며 지지층 단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문수 후보는 주말인 23일,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안철수 의원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김 후보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힘을 합쳐서 내년 지방선거를 이기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전했다.
공식적인 연대 여부에 대해서는 "안철수 의원이 특별히 조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힘 내에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또한 안철수 의원과 함께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조경태 의원에 대해서는 "만날 계획은 없지만, 통화로 수고 많았다고 했다"며 당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이들이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인 김문수 후보가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책임당원 모바일·에이알에스(ARS)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앞두고, '찬탄'(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의원 지지표를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이는 결선 상대인 장동혁 후보와 더욱 적극적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자 하는 회동이 아니다"라며, "단지 우리 당이 혁신해야 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계엄 옹호와 절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한 김문수 후보의 반응을 묻자 "그냥 듣고 계셨다"고 답하며, "통합을 위해 탄핵을 옹호하는 세력을 받으려고 노력하면서 갈등을 부추기기보다 오히려 (탄핵 반대 세력이) 나가서 따로 당을 차리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결선 진출한 장동혁 후보 발언
국민의힘 당 대표 결선투표 진출자 장동혁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시 오스코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동혁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 달리 우파 진영의 결집을 강하게 호소했다.
그는 어제(22일)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조경태 의원을 겨냥하여 "당에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고 말하며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이 전대 이후에도 입장을 유지한다면 함께 갈 수 없다"고 언급하는 등 '무조건 통합론'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장동혁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 우파 국민과 함께 싸워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고 정권을 다시 탈환하겠다"며 "이재명 정권을 끝장낼 수만 있다면 우파 국민이 총단결해 단일대오로 투쟁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광화문 광장에서의 투쟁에 자신이 선봉에 서겠다고 다짐하며 "예전의 당으로 돌아갈 궁리만 하거나 다른 당을 찾아 떠날 기회만 보는 사람들이 아니라 끝까지 국민의힘을 지킬 장동혁과 함께 국민의힘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여기서 장동혁 후보의 "예전의 당으로 돌아갈 궁리만 하는 사람"은 찬탄파 인사들과 접촉한 김문수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는 김문수 후보가 찬탄파와의 통합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강성 보수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려는 장동혁 후보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결선 투표를 거쳐 오는 26일 최종 당 대표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