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스 빙하 코어에서 발견된 잠재적 병원성 균주의 고체 배양 모습.사진=극지연구소/연합뉴스

극지연구소는 27일 남극 스틱스 빙하에서 채취한 빙하 코어 분석 결과, 약 2천년 전 형성된 미생물 중 일부가 인체 감염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옥선 박사 연구팀은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인근 스틱스 빙하에서 2014년 채취한 210m 길이의 빙하 코어를 분석해 서기 520년부터 1980년에 형성된 층에서 27종 656개 균주의 미생물을 확보했다.

극지연구소는 “이 코어는 2천년 전 기후와 생물 정보를 보존한 귀중한 시료”라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미생물은 자연에서 흔한 세균이었으나, 9종 55개 균주는 잠재적 병원성 세균으로 분류됐다.

김민경 박사는 “일부 미생물은 결핵균처럼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다른 일부는 실험 동물에 치명적인 유전자 서열을 가졌다”며 “37도에서 적혈구를 파괴하는 용혈 반응도 관찰돼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형철 소장은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며 갇혀 있던 미생물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남극 미생물의 다양성과 잠재적 위험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7월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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