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 이후 '불장'을 연출했던 것이 무색하게 코스피가 두 달 가까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계절적으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9월이 다가오면서 증권가의 경계심리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일혁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9월에 주가 성과가 좋지 않다는 계절성에 대한 걱정이 시장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1932년부터 현재까지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Standard & Poor's) 500 월간 성과를 보면 9월 수익률 평균이 -0.71퍼센트(%)이고, 이처럼 월간 수익률 평균값이 ‘0’ 아래로 내려가는 건 2월(-0.22퍼센트(%))과 9월뿐이라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2000년 이후 최근 수치만 봐도 (9월) 수익률 평균은 -1.51퍼센트(%)로 12개월 중 가장 부진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10월 실적 발표 기간 전에 호재는 없고 미 연방준비제도(Fed, Federal Reserve System)발 악재가 걱정된다면, 9월 전반부에는 비중을 줄이고 후반부에 비중을 늘려 연말 랠리에 대비하는 게 좋을 수 있다"면서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9월은 연말 랠리를 앞두고 시장이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키움증권 투자전략팀도 최근 내놓은 월간 전망 보고서에서 "주식 시장은 상반된 재료 속에서 정체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9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2천980∼3천350으로 제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타 선진국 증시들도 비슷한 환경으로 전반적인 수익률 상승 탄력이 약화했다"면서 "관세와 과세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실적 가시성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절적으로도 9월에는 한국과 미국 모두 부진한 경향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0년 이후 코스피 9월 평균 등락률은 -1.0퍼센트(%)로 집계됐다.

반면, 코스피가 2개월 가까이 이어진 답답한 국면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재개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9월 중 역사적 전고점(2021년 6월 3천316.1) 경신을 다시 시도할 전망"이라면서 9월 코스피 밴드(변동폭)로 3천100~3천400을 제시했다.

그는 "코스피는 8월 기간 조정 양상을 보였고 원인은 자본 시장 정책 실망감, 예상치를 밑돈 2분기 실적 발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주춤해진 외인 신규 자금 유입 등이지만, 이것들은 긴 관점에서 상승 추세를 억제할 변수들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향후 중요한 변수는 9월 중 역사적 신고가 기록을 쓸 수 있느냐이고 억제 변수는 수급"이라면서 "코스피가 2천600대에서 3천200까지 빠르게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얇은 매물벽도 있었다.

이제 주요 변곡점인 최상단 매물대(3천188∼3천302)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는 과거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했다가 손실을 보고 있던 투자자들이 물량을 쏟아내면서 저항선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노 연구원은 "매물벽이 두텁지만 펀더멘털(기초 체력)로 돌파할 수 있다"면서 "현재 주가 상승세를 견인 중인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혁신 사이클,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이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는다면 추세를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