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입찰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제약사와 의약품 도매상들이 "과징금이 부당해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잇따라 패소했다.
지난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1부(황의동 최항석 백승엽 고법판사)는 최근 의약품 도매상 팜월드, 지엔팜, 웰던팜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 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들 업체는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경쟁 제한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들의 공동 행위는 입찰 자체의 경쟁뿐 아니라 입찰에 이르는 과정에서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한 행위"라며 "부당한 공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 행위로 인해 경쟁이 감소해 가격, 수량, 품질 기타 거래 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백신 총판으로서 입찰 담합에 가담한 광동제약과 유한양행도 같은 취지의 소송을 서울고법에 냈으나 최근 패소했다.
공정위의 판단은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서울고법이 심리하게 된다.
앞서 공정위는 2023년 7월 글로벌 백신 제조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6개 백신 총판, 25개 의약품 도매상 등 총 32개 사업자의 백신 입찰 담합 행위에 대해 과징금 409억원을 부과했다.
이들 업체는 2013년 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질병관리청, 국방부 등이 조달청을 통해 발주한 백신 구매 입찰 170건에 참여하여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를 설 업체를 합의하고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담합한 백신은 모두 정부 예산으로 무료 접종하는 국가 예방접종 사업(NIP, National Immunization Program) 대상 백신으로, 인플루엔자, 간염, 결핵 백신 등이 포함된다.
총 170개 백신의 입찰 규모는 7천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