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유타밸리대학에서 찰리 커크가 숨지기 전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미국 보수 진영의 젊은 리더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찰리 커크 우익 활동가가 피격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연방수사국(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이 대중의 제보를 통해 용의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는 등 보수 진영 전반에 비통함과 함께 암살 배경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FBI가 공개한 찰리 커크 암살 사건 용의자 사진.사진=@FBI 엑스(X, 구 트위터) 캡처


미 연방수사국(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솔트레이크 지부는 11일(현지시간), 엑스(X, 구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을 공개하고 신원 확인을 위한 시민 제보를 요청했다.

공개된 사진 속 인물은 검은색 긴소매 셔츠, 검은색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 신원 확인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제보자에게 10만 달러(약 1억4천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FBI가 내건 현상금 게시물.사진=@FBI 엑스(X, 구 트위터) 캡처

당국이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가운데, 사건 발생 장소인 유타밸리대학 캠퍼스 인근 숲속에서 수건에 감싸인 소총이 발견되었다.

이 총기에서는 약실에 탄피가 남아 있었고 탄창에는 세 발의 실탄이 장전되어 있었다고 에이피(AP, Associated Press) 통신은 전했다.

수사 당국은 이 총기와 탄약에 대한 정밀 분석을 통해 총격범의 신원을 파악하고 범행 동기를 밝힐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저격범은 커크가 있던 야외 공간 맞은편 건물의 지붕에서 총 한 발을 발사한 뒤 곧바로 지붕에서 뛰어내려 인근 주택가로 도주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유타주 공공안전국장 보 메이슨은 총격범이 대학생 연령대로 보이며, 지난 10일 커크가 살해된 대학 캠퍼스에서 다른 학생들 틈에 섞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전날 찰리 커크 암살 사건과 관련하여 "수년간 급진 좌파는 찰리와 같은 훌륭한 미국인들을 나치와 세계 최악의 대량 학살자, 범죄자들에 비교해왔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해 배후 세력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수사 당국이 용의자를 체포하는 데 난항을 겪으면서, 사건 발생 후 24시간이 지난 시점까지도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The Wall Street Journal)은 수사기관 소식통을 인용하여, 현장에서 발견된 소총의 탄약에 트랜스젠더·반(反)파시스트 이념을 표현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고 보도해 사건의 배경에 복잡한 사상적 갈등이 얽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찰리 커크가 숨진 유타밸리대학.사진=연합뉴스

우익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 유에스에이(USA, United States of America)'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찰리 커크는 지난 10일 낮, 유타주 유타밸리대학에서 해당 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청중과 대화하던 중 갑작스러운 총격을 받고 숨졌다.

커크는 미국의 대표적인 청년 보수 인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위한 정치 활동에 상당한 기여를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찰리 커크에게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제이디(JD) 밴스 부통령은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커크의 유족을 직접 방문해 애도를 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서 찰리 커크가 JD 밴스 부통령을 소개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밴스 부통령은 자신의 엑스(X)에 2017년부터 이어진 커크와의 우정을 회고하는 추모 글을 올리며, 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이 행정부에서 우리가 이룬 많은 성공은 찰리의 조직력과 결집 능력 덕분"이라며 "그는 단지 2024년 대선 승리만을 도운 것이 아니라, 정부 전체의 인력 구성에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찰리 커크는 세 살배기 딸과 한 살배기 아들을 둔 아버지였으며, 그의 아내 에리카 커크는 지난 2012년 미스 애리조나에 선발되었고, 엔시에이(NCAA, 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여자 농구 선수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