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조만간 공개할 새 국방전략(NDS, National Defense Strategy)에서 아시아 지역 방위선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와 관련해 과거 한국전쟁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애치슨 라인'이 다시 그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대한민국 안보 환경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미국 아시아 방위선 재조정 논의, 한국 안보에 미칠 영향

닛케이는 미국이 새로운 아시아 지역 방위선을 설정할 경우, 미군 시설이 집중된 일본은 확실히 포함될 것이지만, 한국과 대만을 방위선에 포함할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냉전 시대부터 미국이 견지해온 대로 한국, 일본, 대만 세 국가를 모두 포함하여 북한과 중국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닛케이는 만약 미국이 한국과 일본만 포함하고 대만을 방위선에서 제외할 경우,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는 방위선에서 한국만 제외될 경우로, 이는 북한이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닛케이는 일본만 포함하고 한국과 대만을 제외하는 것이 최악의 방안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는 1950년 1월 딘 애치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발표한 극동 방위선과 사실상 일치하기 때문이다.

당시 '애치슨 라인'은 "미군이 한국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북한에 줘서 한국전쟁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강하게 받았으며, 이러한 전례를 미루어 볼 때 북한과 중국이 더욱 강경해져서 분쟁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닛케이는 해설했다.

◆ 미국 정부 내부의 상반된 견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판단

현재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 관료 사이에서는 한국, 일본, 대만을 모두 포함하는 기존 방위선을 지지하는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아시아 안정을 위한 전통적인 동맹 전략을 유지하려는 입장이다.

그러나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이른바 '대외 개입 신중파'는 한국과 대만의 방위에 미국이 깊이 관여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신문은 과거 "미국 정부 내 일부에서는 한국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대신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군 관여를 줄이는 안"이 은밀히 논의되었던 적이 있다고 언급하며, 당시 다른 의견으로 논의가 중단되었지만 향후 재개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닛케이는 이러한 미국의 국방 전략 결정이 궁극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다고 보며, "지금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보면 불안을 금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에는 강력히 반응하면서도, 중국군의 세력 확대 저지에는 의지가 부족하고 지정학적 사고도 결여되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 동맹국의 연대 강화 통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

닛케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선을 후퇴시키지 않도록 동맹국들이 연대하여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아시아 지역의 안정 유지를 위한 동맹국들의 공동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