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 기자회견하는 멕시코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에 대한 최대 50% 관세 부과 예고에 따른 무역 분쟁 가능성과 관련하여 "우리는 한국 및 중국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아침 정례 기자회견에서 무역 긴장 상황에 대한 질문에 "우리가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과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멕시코 정부는 17개 전략 분야에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전, 섬유 등 1천463개 품목을 선정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치의 관세를 차등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0∼35% 수준인 품목별 관세율은 최대 50%까지 상향될 전망이다.

관세 부과 대상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이며, 멕시코를 대(對)중남미 최대 교역국으로 둔 한국(2023년 기준 76조 원 상당) 또한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멕시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조정 없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과 중국 등과의 무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국 외교부는 지난 25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 계기에 후안 라몬 데라 푸엔테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고, 멕시코 정부의 관세 인상 계획과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는 "고위급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멕시코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협상해야 하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수출입 균형을 맞추거나 소폭이라도 흑자를 내는 무역 수지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협의체 구상은 멕시코를 겨냥한 중국 정부의 무역·투자 장벽 조사 착수에 대응해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5일 무역장벽 조사 관련 의견문에서 "현재 미국이 관세를 남용하는 상황에서 각국은 다양한 형태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며 멕시코의 일방적 세금 인상 조치가 시행될 경우 "기업의 멕시코 투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