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두 의원, 무제한 토론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야가 방송통신위원회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법’을 둘러싸고 지난 26일 국회에서 치열한 필리버스터 대결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교체하기 위한 위헌적 시도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필수 법안이라고 맞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민의힘 간사 최형두 의원은 이날 오후 정부조직법 수정안 의결 후 본회의에 상정된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법을 두고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최 의원은 “이 법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교체하려는 의도”라며 “법안 부칙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기존 방통위 공직자를 모두 승계하되, 정무직 공무원인 이 위원장만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유사 법안에서는 정무직을 포함한 전원을 승계하는데 이 법만 예외적으로 특정 인물을 배제한다고 지적하며 위헌성을 강조했다.
최 의원은 또한 최근 글로벌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를 언급하며 “한국 창작자들을 국회와 정부가 지원해야 하지만, 이 법안은 방송의 독립성과 창작 환경을 오히려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후 7시2분부터 약 4시간40분간 발언을 이어갔으며, 도중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본회의장은 소수 의원만 남아 텅 빈 모습이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법안이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반박했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 김현 의원은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법은 방송3법의 완성을 위해 시급한 법안”이라며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방통위를 방송·통신과 미래과학부로 분리하며 생긴 비정상적 거버넌스 구조를 정상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무제한 토론 지켜보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본회의장 입장 전 취재진과 만나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맞는 위원장이 임명돼 방송이 편파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특히 엠비시(MBC,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가 민노총 브로드캐스팅 컴퍼니로 전락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사형장에 들어가 숙청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보겠다”며 강한 반발을 표했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여야 간 방송 거버넌스와 공정성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함을 보여준다.
법안 처리 결과에 따라 방송미디어통신위의 향후 운영 방향과 방송 독립성 논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