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인니 기숙학교 건물.사진=신화통신/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한 이슬람 기숙학교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잔해에 매몰된 59명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에프피(AFP) 통신 등은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이 지난달 29일 무너진 동부 자바주의 알 코지니 이슬람 기숙학교 건물 잔해에서 더 이상 생존자의 흔적이 감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10대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매몰자 생존 희박에 실종자 가족들 충격과 절망

사고 사흘째인 지난 1일, 건물 잔해에서 5명이 극적으로 구조된 이후 추가 생존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수하리안토 국가재난관리청장은 "열화상 드론과 같은 첨단 장비를 동원해 과학적으로 확인한 결과 더 이상 생존자 흔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고 현장에 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오열했으며, 일부는 충격으로 기절하기도 했다.

매몰된 17살 남동생을 찾고 있는 마울라나 바유 리즈키 프라타마(28)는 "첫날부터 사고 현장에 있었고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며 "제 동생이 살아있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애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10대 아들이 매몰된 데위 술리스티아나 씨도 "아들을 찾으면 집으로 데리고 가서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울먹여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구조 당국은 매몰된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고려해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중장비로 잔해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프라티크노 인적자원·문화조정부 장관은 "이 결정은 실종자 가족들과 협의한 끝에 내린 것"이라며 "신중하게 중장비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눈물 흘리는 실종자 가족.사진=연합뉴스


◆ 허술한 건축 규제와 불법 증축이 부른 참사

이번 사고는 기존 2층 건물이었던 기도실에 허가 없이 2개 층을 추가로 증축하다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현지 경찰은 보고 있다.

이번 사고로 6명이 숨지고 1백여 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가운데 20여 명은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상황이다.

건축 규정이 느슨한 인도네시아에서는 건물을 부분적으로 완공한 뒤 예산이 확보되면 나중에 증축하는 관행이 만연해 있으며, 이 때문에 붕괴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달 초에도 서부 자바주에서 기도 모임 중 건물이 무너져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당국의 허술한 건축 규제와 관행이 결국 비극적인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