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새길시장은 1970년 개설 후 55년 된 건물이 2021년과 2025년 국토안전관리원 안전점검에서 ‘불량’ 등급을 받아 붕괴 위험이 제기됐으나, 소유주 80여명으로 보수 공사가 사실상 불가능해 당국이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노후화된 새길시장의 현황
새길시장은 대구 서구 내당동에 위치한 지상 2층 규모(연면적 2,922㎡)의 소규모 전통시장으로, 40여 상인이 생계를 유지하며 하루 평균 250명 손님이 방문한다.
2일 현장 점검 사진들을 보면, 천장에 철근이 노출되고 외벽·내벽에 수직 균열이 다수 확인됐다.
전선은 어지럽게 늘어져 있으며, 2층에서 옥상으로 연결된 계단은 난간이 없어 안전사고 위험이 높았다.
장성열 새길시장 상인회장은 “건물이 오래돼 걱정되지만, 갈 곳이 없어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 반복된 불량 등급과 안전 우려
국토안전관리원은 2025년 점검에서 새길시장에 대해 4단계 안전등급 중 최하위인 ‘불량’ 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2021년 점검에서도 동일하게 받은 결과다.
2025년 점검에서 평가항목 11개 중 8개(내·외벽, 계단 등 44곳)가 미흡 또는 불량으로, 보수·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보고서는 “내구성 저하로 대형 인명사고 우려가 있다”며 “보강 또는 개축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2021년 서구의 민간 정밀안전진단에서도 ‘D’ 등급(긴급 보수·보강 필요)을 받아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 소유주 다수로 보수 공사 불가
새길시장 건물은 소유주 80여명으로 분산돼 있어 보수 공사를 위한 동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구는 수년간 안전 간담회조차 열지 못했으며, 올해 점검 결과를 소유주들에게 등기로 통보했으나 동의 유치는 미지수다.
서구는 지난해 5억원을 투입해 낙하물 방지 지붕과 외벽 도색, 안전 안내 현수막 설치를 진행했으나, 국토안전관리원의 안전 기준에는 여전히 미달한다.
서구 관계자는 “자체 예산으로 대규모 보수 공사는 어렵다”며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 서구청은 1970년 개설한 노후된 새길시장을 새롭게 환경개선해 지난해 2월7일 새단장식을 성황리에 개최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구 서구
◆ 대구시와 중앙정부의 개입 필요
김종일 서구의원은 “시장이나 서구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대구시와 중앙부처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길시장은 지역 경제와 상인 생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수 소유주 구조로 공공 개입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안전관리원은 조기 대응을 강조했으나, 소유권 분산 문제가 해결의 주요 걸림돌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