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0 축구대표팀 선수들.사진=연합뉴스

이창원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U-20 월드컵에서 4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젊은 태극 전사들이 강인한 집념과 도전 정신으로 칠레 산티아고의 국제 무대에서 거둔 이번 성과는 대한민국 축구의 확고한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축구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재확인하며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발전하는 역량을 과시했다.

한국 U-20 대표팀은 5일(한국시각) 칠레 산티아고 파라다노스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훌리오 마르티네스에서 열린 스페인과 브라질의 조별리그 C조 최종전 결과 스페인이 1-0 승리를 거두고, D조 최종전에서 호주가 쿠바를 3-1로 물리치면서 16강 진출권을 품에 안았다.

이번 대회는 24개 팀이 출전해 4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12개 팀)과 각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16강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지난 4일 끝난 B조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승점 4점·골득실 0)로 3위를 차지하며 타 조의 최종전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4일 치러진 파나마전 승리를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사진=연합뉴스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스페인이 브라질에 1-0으로 진땀승을 거두자 스페인도 1승 1무 1패(승점 4점·골득실 -1)로 조 3위에 올랐다.

한국은 스페인과 승점은 같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조별리그 E, F조 최종전이 치러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국(승점 4점)은 각 조 3위에 오른 6개 팀 중에서 C조 스페인(승점 4점), E조 남아프리카 공화국, F조 나이지리아(이상 2경기·승점 3점), D조 호주(승점 3점), A조 이집트(승점 3점)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나이지리아가 최종전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각 조 3위 팀 가운데 최소 3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넘어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 쾌거는 2017년 대회(16강), 2019년 대회(준우승), 2023년 대회(4위)에 이어 4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 16강에서 C조 1위를 차지한 모로코나 D조 1위(아르헨티나 또는 이탈리아) 팀 가운데 한 팀을 만나게 된다.

A, B, C, D조 3위가 16강에 진출할 경우, 한국은 오는 9일 오전 4시 30분 산티아고에서 아르헨티나 또는 이탈리아를 상대하며, 그 외 경우에는 10일 오전 8시 랑카과에서 모로코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경기장 바라보는 이창원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연합뉴스

이창원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은 16강 상대가 유력한 모로코 전력 분석을 위해 모로코-멕시코와의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현장에서 관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창원 감독은 "조별리그를 통과해서 다행이다. 16강에서는 더 강한 팀들을 만나게 되겠지만 토너먼트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라며 "더 잘 준비해서 강하게 부딪혀 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전날 파나마전에서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된 수비수 배현서(서울)도 "조별리그에서 어려운 경기들을 이겨내며 팀이 단단해졌다고 느꼈다"라며 "이제부터는 모든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만큼 같은 연령대 친구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젊은 선수들의 자유로운 열정과 불굴의 투지가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밝히는 등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