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결심 공판 출석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 변호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하며 법정 공방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1심 선고기일은 내년 1월 28일로 예정되었다.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위에 존재하며 이를 무력화시켰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징역 15년 구형과 세부 혐의… 벌금 및 추징금 병과 요구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별검사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통일교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에 대해 징역 11년과 벌금 20억 원, 추징금 8억1천144만 원을 구형했다.
또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본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선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천720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김건희 여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하여 8억1천만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25년 8월 29일 구속기소 된 바 있다.
또한,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명태균 씨로부터 2억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와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등 합계 8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건희 여사 '도이치 주가조작' 검찰 구형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기일은 내년 1월 28일로 잡혔다.사진=연합뉴스
◆ 특검, "법 위에 선 피고인" 강도 높은 비판… 김 여사 측 "정치적 목적" 반발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결심공판에서 "대한민국 헌법 질서 내에서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고 누구도 법 밖에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피고인만은 그동안 대한민국 법 밖에 존재해왔고 대한민국 법 위에 서 있었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그는 십수 년 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이후 모든 공범이 법대 앞에 섰으나 피고인만은 예외였으며, 최근 모든 국민이 무참한 심정으로 김 여사의 사법 시스템 무력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특검보는 또 통일교와의 유착 혐의를 언급하며 "종교단체와 결탁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무너뜨렸으며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 공정성,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국가 통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특검은 피고인이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공직사회의 공정성과 국민 신뢰를 무너뜨린 점,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김건희 여사는 최후진술에서 "저도 너무 억울한 점이 많지만 제 역할과 제가 가진 어떤 자격에 비해서 너무 제가 잘못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말하는 것처럼 하는 것은 좀 다툴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도 "일단 저로 인해서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 점을 진심으로 죄송하다.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여사 측 최지우 변호사는 법정을 나서며 "구형량만 보더라도 특검이 얼마나 정치적 목적을 갖고 수사한 건지 알 수 있다"며, 특검의 발언은 대한민국 검찰 전체를 모독하고 사법 시스템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김건희 여사 주요 혐의 및 검찰 구형 결과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기일은 내년 1월 28일로 잡혔다.사진=연합뉴스
◆ 구형일, 윤 전 대통령 계엄 선포 1년 되는 날… 이례적인 재판 과정 눈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징역 15년 구형은 공교롭게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년이 되는 날 이뤄졌다.
김 여사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출범의 계기가 된 당사자이자 모든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로 지목되어왔다.
이러한 상징적 의미를 고려한 듯 민중기 특별검사가 직접 법정에 나와 구형을 진행해 더욱 주목받았다.
김 여사는 이날 검은색 코트에 흰색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출석했는데, 재판 시작 전 법정 촬영이 허가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거꾸로 쓴 장면이 포착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포' 이모 씨가 이날 증인으로 채택되었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아 특별검사팀은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이어 진행된 특별검사팀의 피고인 신문 또한 김 여사의 답변 거부로 3분 만에 종료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특별검사팀은 앞서 피고인 신문에 대한 재판 중계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는 김 여사가 일체 답변을 거부함에 따라 중계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김 여사는 재판부의 질의에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8일 오후 2시 10분에 김건희 여사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