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북한 김정은과의 회동 의지를 밝혔다.
그는 북한을 핵무기 보유 국가로 언급하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에이에프피(AFP, Agence France-Presse)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요구에 대해 “나는 그들(북한)이 일종의 핵무기 보유 국가(Nuclear Power)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나는 그 점을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10월 29~30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정은과의 ‘깜짝 회동’을 추진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2019년 6월 군사분계선 넘는 트럼프와 김정은.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만남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하고 싶다”며 “그는 우리가 그쪽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와 아주 잘 지낸다”며 회동 가능성을 “100%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깜짝 회동’의 재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전화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미래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번 순방 일정에는 없다”면서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정은을 핵무기 보유 국가의 지도자로 언급하며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3월에도 북한을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지칭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의 핵 보유 현실을 직시하며 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대북 정책은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변함없다”고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는 30일 부산에서 양자 회담을 갖는다.
그는 “대만 이슈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주요 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반중 인사이자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 2021년 폐간) 전 사주인 지미 라이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관세 인하를 고려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해 러시아의 의지와 중국의 협상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밤(아시아 기준 10월 25일 낮) 워싱턴 디씨(DC, District of Columbia)를 출발해 4박 5일간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순방은 김정은과의 잠재적 회동 가능성과 함께 그의 외교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