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난 북미정상.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길에 나서면서 북한 김정은과의 '깜짝 회동'에 대한 기대를 피력한 배경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갈등 격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자지구 사태, 그리고 연방정부 셧다운 등 국내외로 복합적인 난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그가 던진 대북 메시지는 단순히 주목받기 위한 즉흥적인 발언을 넘어, 고도로 계산된 정치·외교적 전략의 산물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트럼프 특유의 '이슈로 이슈를 덮는' 방식을 넘어, 다층적인 목적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무대가 펼쳐진다. 그러나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등 공세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큰 외교적 승리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3천5백억달러(약 5백조원) 대미 투자금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으로 29일 경주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한미 무역 협상이 최종 타결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깜짝 회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순방 이후 제기될 수 있는 각종 논란과 비판을 우회하고, 동시에 국제 정치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국내외적으로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대중의 관심을 외부로 돌려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려는 그의 정치적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김정은)가 연락한다면 만나고 싶다'는 다소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없는 평화 공존' 요구에 미국이 섣불리 말려드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는 열어두는 매우 신중한 접근법이다. 지난달 김정은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인 것에 대한 교묘한 대응이다. 즉, 적극적인 제안으로 '비핵화 없는 북미대화'의 책임을 뒤집어쓸 위험을 회피하고, 북한에게 먼저 공을 넘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라고 언급한 부분 역시 고도의 전략적 수사로 분석된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현실은 인정하되,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선'은 넘지 않음으로써 국제사회의 비판을 최소화하면서도 북한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절충점을 찾으려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회동 이후 내용에 따라 제기될 수 있는 비판에 대한 '방어 기제'를 마련함과 동시에, 자신의 유연한 대북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려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는 당면한 국내외적 난제를 돌파하려는 고도의 전략 외교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전략적 행보가 단순히 현안을 봉합하는 수준을 넘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실질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고 자유 진영의 가치와 국제 질서의 안정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복잡한 시기,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동시에 전 세계인의 염원인 평화에 기여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더프리덤타임즈는 그의 숙고된 외교적 행보가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반도 건설에 기여하며, 궁극적으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