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만난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은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양국 간 무역 긴장 완화가 주목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China Central Television)는 양국 무역 대표단이 이날 오전 쿠알라룸푸르에서 미중 경제·무역협상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이 회담 장소에 도착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허 부총리가 10월 24~27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미국 측과 협상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대표가 주도한다.
베선트 장관은 미중 대표단이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양국 정상의 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이번 협상은 오는 29~30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를 계기로 30일 부산에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조율이다.
주요 의제는 11월 10일 만료 예정인 관세 휴전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초고율 관세 교환으로 고조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양국 관계를 완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양국은 협상을 통해 관세 휴전을 선언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나,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미국의 100% 추가 관세 위협, 입항 수수료 문제로 다시 대치 국면을 맞았다. 또한 2019년 체결된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여부를 둘러싼 대립도 지속되고 있다.
양국 대표단이 협상 전 통화하고 이날 예정대로 회담을 진행한 점은 긴장 완화 신호로 풀이된다.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협상을 "매우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측은 중요한 미중 무역 문제에 대한 상담을 지속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시진핑 주석과 대만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4일 밤(아시아 기준 10월 25일 낮) 워싱턴 디씨(DC, District of Columbia)를 출발해 4박 5일간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을 방문한다.
한편,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오는 26일 아세안(ASEAN,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정상회의가 개막하며, 한미일 등 각국 정상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무역협상은 APEC 정상회의와 연계된 다자 외교의 일환으로, 미중 무역 전쟁의 장기화 여부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