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종합감사 참석한 최민희 위원장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최민희 위원장이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종합감사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을 향한 야당 국민의힘의 강력한 공세로 '최민희 청문회' 양상을 보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위원장의 자녀 결혼식 논란과 MBC 보도본부장 국감장 퇴장 조치를 재차 문제 삼으며 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고, 결국 국감장에서 중도 퇴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 당일에 정치공세를 펼친다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감 시작 전부터 '언론보도 직접개입 상임위원장 사퇴하라', '딸 결혼식 거짓해명 상임위원장 사퇴하라'는 문구를 노트북 앞에 붙이며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국감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잇따라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으나 최 위원장은 "종합 국감이므로 개인 발언(시간)에 하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국민이 주목하고 있으니 의사진행 발언을 달라"고 재차 요구하자,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국민이 주목하는 건 에이펙(APEC)이다. 오늘 한미 정상회담이 있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사퇴요구 받는 최민희 위원장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최수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최민희 위원장의 국감 기간 중 국회에서 열린 자녀 결혼식, 엠비씨(MBC)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 과방위 사무처 직원 과로 문제 등을 거론하며 위원장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박정훈 의원은 "최 위원장을 과방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국민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도 반성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정말 후안무치하다"며 최 위원장의 '잘못 18가지'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최수진 의원 또한 "최 위원장의 피감기관에 대한 축의금 수금, 언론 갑질, 직원 갑질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국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해결되지 않는 한 국감을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이라는 이유로 정쟁 자제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김장겸 의원은 "APEC으로 물타기 하려고 한다", 이상휘 의원은 "최 위원장 사건이 전국을 뒤흔드는데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가자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냐"고 비판했다.

비어있는 과방위 야당 의원들 자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석 앞에서 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뒤 전원 퇴장했다.

오후에 재개된 국감에는 국민의힘 의원 중 최형두·신성범 의원만 참석했으며, 이들 역시 중간에 자리를 뜨며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를 서면질의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국감장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감 기간에 결혼식을 한 것은 돈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며 최 위원장을 뇌물죄 등으로 고발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무도한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 의원은 "위원장을 겨냥해 종합 국감에서 49분 중 30분을 사용하고 질의를 다 마치지 않고 위원장석에 쫓아와 집단으로 폭력 유발 행위를 했다"며 "이런 견강부회(牽強附會)는 정치권에 들어온 이래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왜 여당이 야당이 됐는지 국민이 실감하는 자리가 바로 오늘 이 자리"라고 꼬집었다.

한민수 의원은 "지금의 국민의힘 같은 야당을 본 적이 없다. 정말로 1부터 100까지 모든 걸 반대한다"며 "무능하면 성실하기라도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노종면 의원은 "국감을 위원장 혼사로 물타기 하려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고, 최 위원장 자녀 결혼식 당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양평군청 인근에서 아들 결혼식을 했다고 밝히며 "필요하면 여야 전수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최 위원장은 APEC 기간을 '무(無)정쟁 주간'으로 선언한 당 지도부의 기조를 의식한 듯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국감을 진행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많은 말들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말을 아끼면서 발언 중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상임위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사퇴 안 한다. 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며, "(축의금) 반환도 다 했다"고 덧붙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