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일본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산 정상회담' 개최를 29일 공식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중미 양국 상의를 거쳐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는 30일 한국 부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연다"며 "중미 관계와 양국 공동의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나 장소를 제공하는 한국 정부에 의해 이미 발표되었으나, 중국이 통상 자국 정상의 일정을 임박해서나 사후에 공식화하는 관행을 깼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중미 관계가 갖는 전략적 중요성과 정상 외교의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중국 역시 깊이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이례적 사전 발표…중미 관계의 전략적 무게감

중국 외교부가 자국 정상의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이번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부산 정상회담 발표는 그만큼 중미 관계의 현안과 미래 방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략적 고심이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정상 외교는 중미 관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인도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회담이 단순한 양자 회동을 넘어선 전략적 의미를 지님을 명확히 했다.

양국 정상이 국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번 회담은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전략적·장기적 논의…미중 관계의 새로운 길 모색

궈자쿤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중미 관계에 관련된 전략적·장기적 문제와 공동의 관심사인 중대 문제에 관해 심도 있게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기적인 현안 해결을 넘어 양국 관계의 근본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미래를 위한 로드맵(roadmap)을 그리는 중요한 자리임을 의미한다.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과 함께 노력해 이번 회담이 긍정적 성과를 거두고, 미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에 새로운 길잡이를 하며,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강대강 대치 국면 속에서도 안정적인 관계 관리와 새로운 협력 동력을 찾으려는 중국의 의지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 펜타닐 관세에도 '협력 개방'…의제 다각화 시사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행을 앞두고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fentanyl)과 관련해 부과한 대(對)중국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고 언급했던 것에 대해, 궈자쿤 대변인은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과 계속해서 (마약 대응) 협력을 하는 것에 개방적 태도를 갖고 있다"고 밝혀, 특정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협력의 채널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중국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 문제뿐만 아니라 보건,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양국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제들이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