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안창호 인권위원장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진행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안창호 인권위원장 간에 '12·3 비상계엄' 위헌 여부와 인권위 운영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안 위원장은 논란 끝에 비상계엄 조치의 위헌성을 인정했으며, 김용원 상임위원의 증인 선서 거부로 인한 퇴장 조치 등 국정감사가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진행되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이날 국정감사에서 안창호 인권위원장을 향해 "12·3 비상계엄 조치가 위헌이냐. 예, 아니오로 짧게 답변하라"고 다그치며 공방의 포문을 열었다.

안 위원장은 처음에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을 존중한다"고 답변하면서도, 비상계엄 조치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 의원이 거듭 질문하자 안 위원장은 "위헌, 위법 문제는 법원에서 (따져야 한다)"라며 원론적인 답변으로 평행선을 달렸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계속되는 질타에 안 위원장은 결국 비상계엄이 위헌이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답변했다.

질의하는 서미화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창호 인권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어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은 안창호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윤 대통령 방어권 보장' 안건을 제지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안 위원장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인권 감수성"을 문제 삼고 사퇴를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인권위가 잘못 운영되고 있다며 사퇴하라고 말하는데, 대부분의 주장은 허위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며 "진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같은 당 백승아 의원이 "인권위원장 자리에 인권 의식이 있는 사람이 앉아야 한다"고 비판하자, 안 위원장은 "인권 의식이 충분하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또한 안 위원장은 여직원에게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하며, "머리핀이 떨어지려 하기에 '잘 챙기라'고 톡톡 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퇴장 조치 당하는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해 퇴장조치 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기관 증인 퇴장 등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도 발생했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국정감사 개회 직후 증인 선서 순서가 되자 "본 상임위원은 증인 선서를 따로 개별적으로 하겠다"며 선서를 집단으로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형사소송법상 증인 선서를 집단으로 하라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한 주장이었다.

그러나 몇 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김 상임위원이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자, 김병기 운영위원장은 그를 퇴장 조치했다.

김 상임위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에도 이와 같은 주장을 펴 결국 개별 선서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