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봉 두드리는 성일종 위원장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일종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하여 국방부의 자체 조사를 두고 "처벌을 목적으로 한 조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며,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미국 내 필리조선소에서 진행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굴욕적인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는 여야 간 국방 정책을 둘러싼 날 선 공방으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하여 철저한 조사 후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러한 처벌 위주의 접근 방식에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내란의 전모를 밝히는 것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임무"라며 관련자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고 내란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이에 반박했다.
한 의원은 "내란 프레임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부하들을 핀셋으로 찍어내고 칼로 도려내듯 처벌만 하겠다고 하면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또한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계엄령을 하달하면 군이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함을 강조하며, "그러나 이제 (군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전쟁 상황에서 "공격하라고 하는데 '법으로 따지고 가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하며 군의 즉각적인 명령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질의에 답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핵추진잠수함 미국 내 건조 결정, "뒤통수 얻어맞은 격" 비판
미국의 원자력추진(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을 두고서도 여야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자주국방의 성과라고 평가했으나, 국민의힘은 협상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이 필리조선소를 직접 거론하며 잠수함을 미국 땅에서 만들라고 지시한 점을 들어, 국방부의 한미회담 지원이 적절했는지 의문을 표했다.
성 국방위원장은 "우리 땅에서 만들지도 못하고 뒤통수 얻어맞은 꼴이 됐다"고 맹비난하며, 자주국방의 명분 뒤에 숨겨진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자주국방에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고 평가하며, 외교적 차원에서 모든 것을 100퍼센트(%) 얻어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 80퍼센트(%)가 (잠수함 건조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데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은 원자력추진잠수함 연구·개발 등에 필요한 예산이 내년도 예산에 포함되어야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예산 확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여야는 초급 간부들의 낮은 처우와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군 복지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위원회 산하에 군 복지 개선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군 장병들의 사기 진작과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여야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