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양옆에 앉은 밴스 부통령(왼쪽)과 루비오 장관(오른쪽).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선 출마가 헌법상 불가능함에 따라, 2028년 대통령 선거에서 배턴을 이어받을 미국 공화당(Republican Party)의 차기 주자 후보군에게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일(현지시간)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은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트럼프'라는 이름이 투표용지에 등장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민주당(Democratic Party)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할지를 두고 당 내부의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는 제이디 밴스(J.D. Vance) 부통령(41)과 마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54)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 두 사람을 자신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에는 “두 사람이 팀을 이루면 '멈출 수 없는'(unstoppable) 조합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은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와 '힐빌리'(hillbilly·가난한 백인 노동자) 출신으로 노동 계층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쿠바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마코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수립에 큰 영향력을 미치며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밴스 부통령이 2028년 공화당 대선 경선의 선두주자이며, 밴스가 출마를 결정한다면 그를 지지하겠다"고 측근들에게 밝혔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가 지난 7일 보도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의 한 측근 인사는 "루비오 국무장관은 '밴스 부통령은 원하기만 하면 공화당 후보가 될 사람'이라는 입장이 매우 분명하다"며 "루비오 국무장관은 밴스 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루비오 국무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일부 공화당 인사들이 '포스트 트럼프' 후계 구도를 벌써부터 계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 역시 202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폭스뉴스(Fox News) 인터뷰에서 대선 도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현재 부통령 직무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2025년, 2026년에 우리가 일을 잘해낸다면 2027년에 정치 이야기를 해도 될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Donald Trump Jr.)와 톰 코튼(Tom Cotton) 아칸소(Arkansas)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Ted Cruz) 텍사스(Texas)주 상원의원 등이 공화당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내 지지율이 최고치를 찍고 있다"며 3선 도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기도 했으나, 개헌 없이는 현실적으로 출마가 불가능하다.
미국 수정헌법 제22조는 "누구도 2회를 초과해 대통령직에 당선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출마한 뒤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시나리오가 보수진영 일각에서 거론되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옳지 않다"며 일축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지난 11월 4일 선거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후임자 구도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공화당이 승리할 수 있을 만큼의 열기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