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명태균 관련 기사 들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태균 씨가 지난 8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함께 출석하여 8시간가량 진행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대질조사를 받았다.
이 조사는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씨로부터 미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제공받고,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씨를 통해 여론조사 비용 3천300만원을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명태균 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에 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8시 59분경, 명태균 씨는 오전 9시 14분경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차례로 출석했다.
오전 9시 40분경 시작된 대질신문은 오후 6시경 종료되었다.
대질조사를 마친 명태균 씨는 조서 열람을 앞두고 "이견이 있는 쟁점들은 다 정리가 잘 됐다"며 "오세훈 시장은 증거자료가 나오면 말을 안 하신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검도 지금까지 많이 수사해서 정확한 정황 증거들을 다 가지고 있더라"고 덧붙였다.
명태균 씨는 오후 8시 46분경 조서 열람을 마친 뒤에는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진술의 많은 부분이 일치했다"며 "기억이라는 게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나 김한정 씨에 대한 부분의 진술이 어떤 사건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상당히 일치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오세훈·명태균, 특검 동시 출석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8일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명태균 씨에 이어 오후 9시 17분경 조사실에서 나온 오세훈 서울시장은 "양쪽 주장이 평행선을 그리긴 했지만 그래도 말하는 정황이나 이런 걸 보면 특검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어 "대납이 있었냐 없었냐, 비공표 여론조사가 조작됐다는 부분에 대해 내가 오전에 들어가면서 여론조사 회원 수를 대폭 부풀렸다는 기사를 인용했는데 그 부분도 똑같이 서로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김한정 씨의 비용 지급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명태균 씨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한정 씨의 '윗선'으로서 대납을 지시했다고 주장해왔다.
현행법상 정치자금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낼 수 없으므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한정 씨에게 돈을 빌리는 형식으로 대금을 대납하게 했다는 것이 명태균 씨의 주장이다.
특검팀은 이날 명태균 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더하는 정황을 대질신문 도중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태균 씨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궐선거 당시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 비용을 직접 줄 수 없어 김한정 씨에게 빌리러 간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해왔는데,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통화 당일 김한정 씨의 행적을 이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를 토대로 여론조사 수수 및 비용 대납 정황의 인지 여부와 여론조사의 대가성 등을 판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대질조사는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특검팀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마련되었다.
명태균, 특검 참고인 조사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8일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명태균 씨는 지난달 23일 서울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총 7차례 만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주선으로 처음 만났다고 진술했다.
특히 지난 2021년 1월 22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울면서 전화를 걸어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가 나오는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명태균 씨는 여론조사 대가로 아파트 제공을 약속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명태균 씨가) 김영선 전 의원을 대동하고 불쑥 나타나 갑자기 들이밀고, 요청하고, 뭘 하라 말라 하다가 쫓겨나간 과정에 대해 증인들이 있고, 입증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5일 티브이(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서도 "(여론조사를) 거기(당)에 갖다 줬다면 당에서 대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 캠프에 여론조사가 들어오지 않았는데 대납할 이유가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