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의 글로벌 기업 대상 '지도 개선' 캠페인 포스터.사진=반크 제공/연합뉴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는 11일 마이크로소프트(MS, Microsoft)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균형 잡힌 세계 지도의 사용을 촉구하는 캠페인에 나섰다고 밝혔다.

반크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 웹사이트와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브랜드 소개, 연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제품 생산 현황, 글로벌 네트워크 소개 등 다양한 자료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크기를 왜곡한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가 사용되었음을 확인했다.

특히 반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포함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보고서에서조차 메르카토르 도법이 적용된 지도가 사용된 사례를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검색 엔진 '빙'(Bing) 맵.사진=반크/연합뉴스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는 16세기 항해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며, 고위도 지역의 면적을 과도하게 표현하고 아프리카 대륙의 실제 크기를 훨씬 작게 나타내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반크가 캠페인 대상으로 선정한 주요 글로벌 기업 중 마이크로소프트는 아프리카를 디지털 성장의 핵심 지역으로 선정하여 현지의 많은 스타트업(Start-up)을 지원하고 있다.

나이키(Nike)는 아프리카 축구의 주요 후원사로서 아프리카 아동을 위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들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7년 '아프리카에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로 선정될 만큼 오랜 기간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 교육 인프라 제공과 지역 사회 자립 지원에 적극적으로 힘써왔다.

삼성 뉴스룸 공식 웹사이트의 세계 지도.사진=반크/연합뉴스


반크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 자사의 플랫폼과 보고서에서 사용하는 지도의 노출 횟수가 국제기구나 정부 간행물보다 훨씬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시은 반크 청년연구원은 "기업이 공식 플랫폼 및 보고서에서 사용하는 지도는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바라보는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라며 "글로벌 기업들도 지도 개선을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는 시대에 지도 속 불평등을 인식하는 것은 진정한 글로벌 리더십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단장은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공정한 지도를 채택한다면, 이는 진정한 글로벌 리더십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크는 아프리카와 관련된 지도 왜곡 개선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오픈 에이아이(OpenAI)를 포함한 해외 주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플랫폼과 유엔(UN, United Nations) 등의 국제기구에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