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한병도 예결위원장과 민주당 이소영 간사
한병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간사가 19일 국회에서 예산안 조정소위원회 사흘째 심사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19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예비비를 놓고 여야가 격렬하게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편성한 4조2천억원 규모 예비비에 대해 지난해 윤석열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이 예비비를 절반으로 삭감해 단독 처리했던 점을 들어 “내로남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소위 모두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일방적으로 예비비를 삭감해 놓고 정권이 바뀌니 4조2천억원을 그대로 편성했다”며 “안면몰수식 예산 편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청와대 이전 공사 등에 쓰인 예비비 집행 내역도 불투명한데 내년에는 용처조차 정하지 않은 순수 예비비만 8천억원이 편성돼 있다”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같은 당 강승규 의원도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예산을 난도질해 놓고 사과 한마디 없이 올해 예산을 편성했다”며 “국민들은 ‘또 장난치는구나’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당 차원의 유감 표명 요구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당시 정부가 야당을 설득할 정치적 노력 대신 비상계엄이라는 군사적 방법을 동원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강승규 의원이 “교묘한 팩트 체킹”이라며 재반박하자 이소영 의원은 “계엄 전이었다”고 재차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예비비 집행의 불투명성은 문제지만 내년부터 분기별 사용 계획서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제도가 개선된 만큼 예측 불가능한 행정 수요에 대비하려면 원안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예비비 심사는 결국 보류됐다.
사흘째 2026년도 정부 예산 심의 시작하는 국회 예결위 예산소위
한병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예결위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예산안 조정소위원회 사흘째 심사를 하고 있다. 예결위 예산소위는 이날 기획재정부, 국세청,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기획재정·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기후환경노동위 소관 부처·기관의 예산안을 심사한다.사진=연합뉴스
여야는 1조9천억원 규모의 미국 조선업 지원(마스가·MASGA) 관련 예산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설명 없는 깜깜이 대미투자특별법”이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특별법 제정 이후 증액을 논의하자는 취지”라며 맞섰다.
국민의힘이 진보 성향 시민단체 지원용으로 의심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예산, 국내 전기버스의 50퍼센트(%)가 중국산인 상황에서 전기차 보조금,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및 설비지원 사업 등도 모두 여야 이견으로 심사가 보류됐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 “10년간 3조6천억원을 쏟아부었는데 지난해 발전 비중이 10.5퍼센트(%)에 그쳤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정책을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이 태양광을 악마화하고 중금속 덩어리라고 정치공세를 폈다”고 되받아쳤다.
이날 소위에서는 주요 쟁점 예산 대부분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다음 회의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