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습에 파괴된 테르노필 아파트.사진=우크라이나 경찰 텔레그램 캡처/연합뉴스
러시아군이 19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퍼부어 현재까지 2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가 비상당국은 이날 오전 7시 드론과 미사일로 서부 테르노필 시와 주변 지역을 공격하여 어린이 3명을 포함한 25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총 73명이 다쳤다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밝혔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이번 공습으로 주거용 고층 건물 두 동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하고 건물 붕괴로 이어졌으며, 산업 시설과 주요 기반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테르노필 외에도 동부 하르키우와 도네츠크, 드니프로, 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와 르비우, 수도 키이우, 미콜라이우, 드니프로 등 광범위한 지역에 폭격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러시아군의 전방위적 공습 속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일상생활에 대한 이런 무모한 공격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효과적인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이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하며 추가 방공용 미사일 등 군사적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러시아의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휴전 협상 재개를 위한 회담을 위해 튀르키예를 방문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은 에이(X, 구 트위터)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의 일원으로 튀르키예에 도착했다"고 전하며 "예정된 모든 회의가 정시에 진행되며 생산적 업무 분위기 속에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미국 파트너들과 함께 러시아의 침공을 종식하고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위트코프 특사도 튀르키예를 방문하여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아에프피(AFP) 통신에 "위트코프 특사가 튀르키예를 방문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측과 비밀리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새로운 평화 구상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구상안은 총 28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와 마이애미에서 만나 집중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악시오스에 "이번에는 러시아의 입장이 진정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하며, 해당 구상이 "우크라이나 갈등을 해결하고 미-러 유대를 회복하는 한편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와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이 구상을 브리핑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키이우는 이 새 평화 구상안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미국 측 제안에 대해 '신호'만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방부 고위 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우크라이나로 급파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Wall Street Journal)은 댄 드리스컬 육군장관과 육군 4성 장군 2명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임무는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미 정부 관계자들은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표단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러시아도 방문하여 현지 당국자들을 면담할 계획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군 고위 장성들을 평화협상 대표단으로 보낸 것은 러시아 정부가 군이 중재하는 협상을 선호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으로 분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튀르키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20일 키이우에서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과 랜디 조지 미 육군 참모총장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악시오스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여러분께 알려드릴 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다. 앵커리지(알래스카)에서 일부 논의가 있었지만, 그 논의에 추가할 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다"라고 러시아 타스 통신에 밝히며 공식적인 입장을 부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 장성들과 러시아 당국자 간 만남에 대해서도 "내가 아는 한 이와 관련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