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알래스카에서 만나 악수하는 트럼프와 푸틴.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논의에 다시 시동을 걸며, 러시아와 비밀리에 휴전 협상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 고위 대표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 트럼프 행정부, 러시아와 '28개 항 평화 구상' 비밀리 논의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측과 비밀리에 우크라이나전 종식을 위한 새로운 평화 구상을 논의 중이라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 평화 구상은 '우크라이나 평화체제', '안전보장', '유럽의 안보',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간의 미래 관계 구상' 등 네 가지 범주로 구성된 총 28개의 세부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이 구상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해외투자 및 경제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와 광범위하게 협의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두 특사는 지난 달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회동하여 평화 구상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러시아의 입장이 진정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하며, 이번 구상이 미·러 정상이 지난 8월 알래스카에서 만나 합의한 원칙들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갈등을 해결하고 미-러 유대를 회복하는 한편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제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은 이러한 평화 구상을 우크라이나와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브리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우크라이나 측의 공식적인 반응이나 입장은 현재까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 측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러시아와 논의 중인 평화 구상에 대해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 이번 주 초 마이애미에서 만나 대화했다고 한 우크라이나 관리가 악시오스에 전했다.
이 관리는 "우리는 미국인들이 무언가를 작업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 군 고위급 대표단 우크라이나 급파, 평화협상 재개 시동
이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방부 고위 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우크라이나로 급파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Wall Street Journal) 보도에 따르면, 댄 드리스컬 육군장관과 육군 4성 장군 2명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들의 임무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표단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러시아도 방문하여 현지 당국자들을 면담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고위 장성들을 평화협상 대표단으로 보낸 것은 이례적인 결정으로, 러시아 정부가 군이 중재하는 협상을 선호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새로운 국면 전환을 시사하는 중대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