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럴드 포드 항모 전단.사진=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밀매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남미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 해역에 전력을 증강하고 항공모함 전단의 야간 비행 작전 훈련에 나서며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는 불법 마약 밀매 차단과 본토 수호를 위한 강력한 대외 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 해군은 26일(현지시간) 엑스(X, 구 트위터)에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출격하는 영상과 함께 "미 해군과 항공모함들은 미국의 원정팀으로서 언제 어디서나 전 세계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해군은 엑스(X), 페이스북(Facebook) 등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세계 최대 핵 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를 중심으로 한 해군 전력이 카리브해 일대에서 야간 비행 작전을 수행했다고 알렸다.

미 해군은 항공모함 갑판에서 야간 비행 작전을 수행하는 사진과 함께 "미군은 미 남부사령부의 임무, 국방부(전쟁부)가 지시하는 작전, 불법 마약 밀매를 차단하고 본토를 수호한다는 대통령의 우선 과제를 지원하기 위해 카리브해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의 항공모함 야간 비행훈련 SNS 게시글.사진=[미 해군 페이스북 사진 캡처/연합뉴스


앞서 미군이 '마약 운반선'으로 판단한 복수의 선박을 직접 타격해 80여 명을 숨지게 한 데 이어 항공모함 전단 추가 배치로 전력을 강화하고 야간 비행 훈련까지 시행하면서 베네수엘라 본토에 대한 직접 공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미 베네수엘라에 체류 중인 미국 국민에게 즉시 출국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카리브해 미군 전력 강화와 맞물려 미군 지휘부는 역내 친미 성향 국가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연대 강화에 나섰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트리니다드토바고 수도 포트오브스페인을 방문해 캄라 퍼사드비세사 총리와 회동했으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베네수엘라 간 해안선 거리는 약 11킬로미터(km)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26일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에서 루이스 아비나데르 대통령을 예방했다.

헤그세스 장관과 케인 합참의장의 이러한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행동 여부를 검토하는 시점에 이루어지며 국제적 이목을 끌고 있다.

AP통신은 이러한 카리브해 전력 증강과 군 수뇌부의 행보 등 일련의 조치들이 마두로 대통령을 퇴진시키기 위한 강력한 압박 전술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