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단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회원은 줄고, 결국 회장과 소수의 추종자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는 조직들도 있다.
상황이 열악해도 외부에 손을 벌리며 스스로 조직을 정리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본다.
필자는 단언한다.
지도자가 능력이 없으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조직이 확장되고 발전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도자의 역량과 헌신이 있을 때 조직은 성장한다.
반대로 지도자가 맡은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주변에 의존하기만 한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몰락으로 이어질 뿐이다.
◆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안 되면 원로가 아니다
필자는 국가원로회 회원들에게 늘 말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 차 한 잔 대접할 여유조차 없다면 스스로 원로의 자격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원로라면 최소한 자신이 걸어온 삶을 토대로 베풀 수 있어야 하고, 그 베풂이 공동체를 위해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라면 무엇보다 수신제가(修身齊家)가 되어야 한다.
경청할 줄 모르고, 상대의 말을 들을 인내가 없으며, 오직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태도로는 결코 원로로 인정받을 수 없다.
◆ 65세 넘었다고 저절로 원로가 되는 게 아니다
나이가 65세를 넘었다 해서 저절로 원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을 설득할 지혜, 갈등을 조정할 품격, 스스로를 낮출 인격, 이것이 갖춰져야 비로소 원로다.
그런데도 본인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면, 언젠가 조직으로부터 강제 해촉이라는 더 큰 수치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원로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주어지는 직함이 아니라, 베풀 줄 알고, 들을 줄 알고, 책임질 줄 아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명예다.
원로의 자격은 스스로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격이 무거울수록 우리의 공동체는 더욱 단단해진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