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회의서 발언하는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에 따라 한국이 약속한 2천억달러와 일본이 약속한 5천500억달러 등 총 7천500억달러(약 1경400억원) 규모의 현금 투자금을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우선 투입한다고 2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미국에 전력 발전을 위한 원자력 병기고(nuclear arsenal of generation of power)를 가져야 한다”며 “일본과 한국이 자금을 대는 수천억달러로 원전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예를 들어 우리는 원자력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금 중 상당 부분이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 건설에 집중 투입된다는 의미다.

앞서 미국은 일본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에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명시적 프로젝트로 적시한 바 있다.

한미 양국이 체결한 투자 관련 양해각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투자 총액은 3천500억달러(약 490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2천억달러(약 280조원)는 현금 투자 형태이고, 나머지 1천500억달러(약 210조원)는 우리 기업의 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와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조선 협력 투자로 구성된다.

투자 수익 배분 방식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이 5:5 비율로 나누고, 원리금 상환 이후에는 1(한국):9(미국)로 변경된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는 여기에 원전을 짓고 현금흐름을 50:50으로 나눌 것”이라며 “또 1천500억달러로는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내각회의에서는 각료들이 돌아가며 그간 성과를 보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부과 전까지 동맹국들이 미국을 상대로 돈을 뜯어냈다고 지적하며 한국과 일본을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름은 말하지 않겠다. 일본을 거론하지 않겠다. 한국을 거론하기를 거부한다”면서도 “그들은 누구도 당해본 적 없는 수준으로 우리를 뜯어냈고 여러분의 나라를 끔찍하게 이용했지만 이제 쏟아지는 관세 때문에 우리는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한미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양국은 조선과 원전 등 전통적 전략산업부터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반도체 등 미래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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