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헤그세스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 밀매 차단을 위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진행해 온 군사 작전을 베네수엘라 지상이나 다른 국가에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히며 군사적 개입 확대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이러한 입장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행정부가 마약 운반선들을 잇따라 격침시킨 덕분에 미국에서 마약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줄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공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줄어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공습을 지상에서도 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에서 하는 게 훨씬 쉽다"며 "우리는 그들(마약 밀매자)이 이용하는 경로를 알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 우리는 그들이 어디 사는지, 나쁜 사람들이 어디 사는지 알고 있으며 그것도 매우 곧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여 지상 군사 작전의 실행 가능성을 높게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부터 미국으로의 마약 밀매를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는 등 군사력을 대폭 증강했다. 이를 통해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공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러한 해상 군사 작전이 베네수엘라 영토 내 마약 카르텔을 직접 공격하는 지상 작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을 더욱 구체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재진이 지상 공습의 의미를 재차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마약 밀매자)이 특정 국가나 아무 국가를 통해 들어오거나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들이 펜타닐이나 코카인 제조 시설을 짓고 있다면"이라고 답했다.
이어 "콜롬비아가 코카인을 만든다고 들었다. 그들은 코카인 제조 공장이 있고 우리한테 코카인을 판다"면서 "그 누구든 그런 일을 하고 우리한테 마약을 판다면 공격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베네수엘라뿐만이 아니다"라며 "다른 많은 사람도 그렇게 한다"고 덧붙여 콜롬비아 등 다른 남미 국가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하면 향후 미군이 베네수엘라 또는 콜롬비아 내에서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 요인이나 마약 제조 시설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회의 중 때때로 눈이 처지거나 눈을 완전히 감는 모습이 포착되었다고 보도했다.
79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졸거나 피곤한 모습이 여러 차례 관찰되면서 노화로 인해 기력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추측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회의 모두 발언에서 그간 언론이 제기한 건강 이상설에 반발하며 "지금 난 25년 전보다 명민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