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80년대 한국 멜로 영화 전성기를 이끈 원로배우 윤일봉이 8일 별세했다.
향년 91세.충북 괴산 출생인 고인은 1947년 영화 ‘철도이야기’ 아역으로 데뷔한 뒤 1955년 ‘구원의 애정’으로 주연에 발탁되며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애원의 고백’(1957), ‘행복의 조건’(1959), ‘사랑이 피고 지던 날’(1960) 등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로 큰 사랑을 받으며 간판 멜로 스타로 떠올랐다.
신성일·남궁원과 함께 1970년대 대표 미남 배우로 꼽히며 ‘별들의 고향’(1974)에서 신성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폭풍의 사나이’(1968), ‘초분’(1977), ‘내가 버린 여자’(1977), ‘바다로 간 목마’(1980) 등에서는 젊은 여주인공과 비극적 사랑에 빠지는 중년 남자를 깊이 있게 소화하며 연기 폭을 넓혔다.
평생 약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1984년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98~1999년 제11대 영화진흥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영화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2015년 대종상 한국영화공로상, 2021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공로영화인상을 수상하며 영화 인생을 인정받았다.
고인은 배우 유동근의 누나인 고(故) 유은이 씨와 1951년 결혼했으며, 부인은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났다.
발레무용가 윤혜진의 아버지이자 배우 엄태웅의 장인으로도 잘 알려졌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