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정진석 비서실장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2·3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계엄 발동을 만류했으나 “결심이 섰으니 실장님은 나서지 말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실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에서 열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밤 9시 50분께 박종준 전 경호처장으로부터 비상계엄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과 마주 앉아 “비상계엄을 발동하면 안 됩니다.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겁니다. 국민들을 설득하기가 어렵습니다”라고 만류했다고 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나는 결심이 섰으니 실장님은 더 이상 나서지 마십시오. 더 이상 설득하지 마십시오”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실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하고 국무위원 전원이 계엄 조치를 만류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난 김 전 장관에게 “역사에 책임질 수 있냐”며 언성을 높였고, 김 전 장관은 “해야지요”라고 대답했다고 증언했다.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도 같은 취지의 증언을 했다.
신 전 실장은 비상계엄 당일 오후 10시께 “정 전 실장이 말렸고, 저와 수석들도 말렸는데 대통령께서 거절하고 내려갔다”고 말했다.
신 전 실장은 “지난해 3월 안가 모임 때도 대통령께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했다”며 “그게 술 먹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온 얘기라고 양해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믿었다. 그런데 실제로 계엄이 일어나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