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23일, 현재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대결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일정 시간 본회의 사회를 맡아달라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주 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추진에 대한 '최소한의 저항'이라고 밝히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주호영 부의장은 이날 개인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저는 협조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상정한 법안들에 대해 야당과의 합의가 없다는 이유로 상정을 거부하고, 여야 원내 지도부를 소집해 협상을 진행했더라면 오늘의 필리버스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부의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본회의 사회 거부가 "국회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한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이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미안함을 표하면서도, "체력 고갈로 사회를 볼 수 없다면 차라리 회의를 며칠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주 부의장은 민주당이 여야 합의 안건에 대해서만 사회를 보겠다고 한 자신에게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 것을 언급하며, "사회 협조를 요청하려면 이 결의안부터 철회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우원식 의장이 지난 9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에 나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발언을 '의제에서 벗어났다'며 마이크를 끄도록 조치한 것에 대해서도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주 부의장은 "사회자가 심사하듯 발언을 제한하는 방식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의장께서 제게 사회를 요청하시려면 이 점에 대한 명확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에 돌입했으며, 최수진 의원이 첫 주자로 무제한 토론에 나선 상태다.
이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상정에 앞서 주 부의장이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주 부의장에게 이날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24일 오전 6시까지 사회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