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하희라, '결혼기념일에도 봉사가 우선'
최수종, 하희라가 지난 2010년 11월20일 오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에서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연예인 봉사단체 '좋은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는 '밥상공동체 연탄은행'과 함께 중계본동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고 독거노인을 위문하는 봉사활동을 한다.사진=연합뉴스


■ 민주평화통일 홍보대사 위촉 수락은 과연 신중한 결정이었는가?

지난 17일 최수종·하희라 부부와 이원종 등 세 배우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했다.

당연히 축하할 일이나 영어로 축하(Congratulations) 대신 일이 잘못되거나 불운이 닥쳤을 때 사용하는 측은지심(Comiseration)이라는 단어가 자꾸 떠오르며 나의 새벽잠을 깨운다.

평통 임명자 관련해서 그동안 받는 세 번째 충격 때문인가?

필자가 거주하는 호주교민사회에서도 이재명 정권 출범 이후 한 좌측 여성변호사가 평통 호주지회 회장으로 선출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녀는 지난 11월 13일 전한길 강사의 시드니 방문 당시 그를 '쓰레기 매국노'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또한 그녀는 크리스천으로 전한길 선생님이 일요일날 다른 교회 참석과 강의조차 방해하였다.

이 부부는 과거 소위 시드니 촛불연대 대표로 박근혜 탄핵 전 이재명과 윤미향을 초대해서 시드니 소녀상을 세우는 데 일조한 것은 시드니에서 다 알려진 사실이다.

취임사 하는 이해찬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가 지난 11월3일 서울 중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취임식에서 취임사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해찬 전 총리 임명과 해외동포의 침묵

그보다 앞선 10월 말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제22대 평통의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되었다.

이때도 해외동포들은 축하보다 모두가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해찬 전 총리는 과거 김대중 내란사건과 관련된 이력이 있으며 이를 민주화운동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반면 일부 교민들 사이에서는 그가 친북 친중 반국가세력과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2020년 4.15 총선과 관련한 선거부정을 주도한 의혹으로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산 난민보호소
1977년부터 1993년까지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운영된 베트남 난민보호소.사진=부산 적십자사/연합뉴스


◆ 최수종 부부 임명에 대한 아쉬움

특히 필자는 최수종 부부의 평통 홍보대사 임명에 소달구지 내리막길에 탄 아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필자는 이민 초기에 고단한 삶 속에서 모국의 사극 드라마 시청을 통해 큰 위로와 즐거움을 얻어왔다.

특히 드라마 「대조영」에서 발해를 건국하는 최수종 리더의 영웅적 모습을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후 그는 「고려 거란 전쟁」에서의 강감찬 역을 통해 정의롭고 용감하며 의로운 이미지로 여러 차례 연기대상을 수상한 배우이기도 하다.

또한 두 분은 연예계에서 모범적인 잉꼬부부이자 신앙인, 그리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필자는 해외동포가 대통령 직속 공식 기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체가 평통이라는 점에서 정권 교체에 따라 지도부가 바뀌는 것 자체는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다만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북한주민의 '인권'을 존중하며 조속히 한반도의 통일을 지향한다’는 기본 목적 만큼은 정치적 성향을 넘어 공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자유민주주의체제에 기반한 '자유통일'을 지지한다.)

자유공화국에서는 좌우 다른 두 이념이 Check & Balance로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공존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해찬 전 총리의 민주화운동 기여나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사회적 공헌 역시 충분히 인정받아야 한다고 본다.

또한 과거 보수 정권 시절의 탄압을 경험한 이들이 오늘날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 것 자체를 무조건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점도 일정 부분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평통에서 높은 직책을 수락한 이분들께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1. 이재명 대통령은 다수의 재판과 기소가 진행 중인 범죄자로 알려져 있고 또한 그의 과거 이력과 가정사가 국가 지도자로서의 도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가?

2. 6·3 조기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53%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의 불가능한 격차, 여러 선거 공정성 논란에 대해 열린 충분한 검증 대신 '극우 음모론'으로 모는 것이 '가짜' 정부라는 반증이 아닌가?

3. 더불어민주당 정권은 특히 4.15 총선 때 선거 부정으로 거대 의석을 탈취하여 다수의 불법 법안을 추진하지 않았나. 윤석열 정부 예산안 삭감과 인사들에 대해 연속적 탄핵을 자행해온 것이 혹시 권력을 탈취하기 위한 '진짜 내란'은 아닌가. 그리고 지금 엄청난 규모의 대통령 특활비 청구 등 지나친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닌가.

4.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및 측근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 과정에서 개인의 방탄 정치적 목적을 위한 과도한 법 적용이나 무리한 프레임 씌우기와 허위증거 등 '사기' 조작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5. 내란 혐의와 관련하여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할 소지가 있는 내란전담제도나 기구의 추진은 위헌이 아닌가. 오히려 이런 광란적 '사법 파괴 헌정파괴' 무리수를 두는 것이 과연 민주 정의 인권을 내세우는 건강한 좌익 정당인가?

6. 대북·대중 정책에서 지나치게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며 국가안보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자유민주 진영보다 공산 전체 권위주의 북한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등 소위 '악의 축의 국가들'에 지나친 우호적인 노선으로 결국 내각제 고려연방제로 가려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문제 제기는 특정 진영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함이 아니라 현 정권이 진정으로 민주인권·정의·평등·복지를 지향하는지 아니면 한 정치인의 사법적 부담을 덜기 위해 제도와 법 질서를 흔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욱이 최수종·하희라 부부와 같이 폭넓은 국민적 신뢰와 존경을 받아온 연예인들이라면 정치적 논란과 정통성이 문제가 되는 정부의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림에 더욱 신중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과연 이분들은 평통을 위해 무엇을 하고 홍보할 것인가. 정권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더라도 이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혹은 ‘평화통일’이라는 이름 아래 자유와 인권의 가치가 희석된 통일을 정당화하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반미 자주를 외치며 베트남 티우정권을 가장 괴롭혔던 학생 지도자 '도안 반 토아이'가 남북 합병 후 자신이 직접 겪은 공산주의 잔학성을 '베트남 수용소(The Vietnamese Gulag)'라는 책에서 잘 소개하였다.

설마 보트피플 포함 1천만 명 죽어간 베트남식 통일을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베트남 좌익들처럼 살해 직전 "죽어서 개줬다"며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진정한 남북 통합과 자유통일을 지향하는 홍보대사라면 이러한 문제 제기를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절박감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성찰해 주기를 바란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국민과 해외동포 모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12월 21일 새벽에
호주 시드니에서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