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하는 중아공 시민.사진=연합뉴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선거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현 포스탱아르샹주 투아데라 대통령의 3선 연임이 유력해지면서,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 퇴보와 독재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고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이다.

잠정 개표 결과는 다음 달 5일경 발표될 예정이며, 최다 득표자가 당선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유효 투표수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이번 대선에는 투아데라 대통령을 포함하여 총 7명이 출마했다.

하지만 야권 인사 상당수가 출마하지 못하거나 선거를 보이콧한 탓에 투아데라 대통령의 3선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그가 당선될 경우, 무려 17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투아데라 대통령은 2016년 처음 집권하여 2020년 재선에 성공했으며, 2023년 8월에는 대통령 연임 제한을 폐지하고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리는 개헌을 강행하여 국민투표를 통과시켰다.

이는 명백히 민주주의 원칙에 역행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투아데라 대통령 선거 포스터와 낮잠 자는 시민.사진=연합뉴스


투아데라 대통령은 국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 용병을 지속적으로 활용해 온 대표적인 친러시아 인사로 꼽힌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반군 퇴치를 명분으로 러시아 민간 용병 단체인 바그너 그룹을 고용했으며, 바그너 그룹 해체 이후에도 러시아의 '아프리카 군단'에 의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러시아의 아프리카 내 영향력 확대에 핵심적인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번 대선이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며 투표 보이콧을 선언하거나 선거 연기를 요구해왔다.

국제인권단체들 역시 보고서를 통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언론 자유 위축과 야권 탄압, 자의적인 체포 등 인권 침해 사례를 지적하며, 이번 선거의 정당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아공은 2013년 기독교계인 프랑수아 보지제 전 대통령이 이슬람 반군에게 축출된 뒤 내전의 여파로 고통받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친러 성향의 대통령이 독재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은 장기적인 국가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