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살 공무원' 영결식…추모하는 동료들

(목포=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고(故) 이대준 주무관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전남 목포 한 장례식장에서 해양수산부장(葬)으로 엄수돼 서해어업관리단 동료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2022.9.22 (사진=연합뉴스 제공)

감사원에서 지난달 28일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서면 조사를 통보하자 문 전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격앙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살 공무원 고 이대준씨 아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족에게 무례한 거다. 그는 상왕이 아니다. 정치보복 운운은 유가족 명예훼손”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친형 이래진씨도 “대국민 사기극을 편 이들에게서 나올 말 아니다”고 역시 비판했다.

대통령 시절 그가 전직 대통령들에게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어떻게 정치보복하고 사법 처리했는지는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데, 본인은 감사원의 서면 조사조차 거부한다면 그는 어느 나라 대통령이었던가.

2020년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서해에서 표류하다 북한군 총에 맞아 숨지고 시신마저 불태워졌던 그 사건에 있어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했다. 심지어 억울하게 죽임당한 대한민국 공무원을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해 사자명예훼손죄마저 범하는 등 국민들은 물론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심리적 상처를 남겼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 대통령 역시 성역이 아니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지녀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이 석연치 않은 과정을 통해 희생된 이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문 전 대통령은 당연히 앞장서야 할 것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이 민주당에서 감사원의 조사 통보를 ‘대국민 선전포고이자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하고 ‘범국민적 저항운동’ 제안하면서 그것이 “촛불집회로 번지는 것 배제 못 한다”고 공언한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이런 발언들이 공공연히 나오기 시작한 것이 사정기관에서 지난 정부에서의 권력형 비리 의혹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9월 초부터였음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취임한지 반년도 되지 않은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연상시키는 ‘촛불집회’ 운운은 대선불복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대선이 비록 0.71%라는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결정되었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 당선된 대통령을 향해 ‘탄핵’을 거론하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이 국내 정치로 치열하게 맞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국익이 따르는 외교 문제 앞에선 정쟁을 멈추고 한 목소리 내는데, 해외순방 중인 대통령 향해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거의 저주에 가까운 독설을 순방 기간 내내 퍼부었던 대한민국 제1야당 행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우리 정치는 4류”라는 발언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거기에다 MBC는 대통령의 발언 영상을 자막 조작해 내보내 ‘비속어 논란’ 속으로 온 나라를 끌어들였다. 국내 최고의 음성학 권위자들이 “MBC 행태는 국가 이익 완전히 포기하고 특정 대통령 침몰시키려는 음모다. 문맥상 ‘이XX’나 ‘바이든’이 거기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결론 내리지만,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의 대통령 탄핵집회 깃발은 “바이든으로 들리는 모두 모여라”이다. 대선불복의 목불인견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대한민국에 걸맞고 부끄럽지 않을 정치는 언제 어떻게 볼 수 있을 것인가? 오로지 페어플레이를 통해서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선거를 통해서 대의민주주의는 온전히 발현된다.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할 선거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이 선거의 전 과정에서 요청되는 이유다. 선거에서의 룰은 공정하게 만들어져야 하고, 투 개표 과정에서의 부정은 없어야 하고, 무엇보다 그 결과에는 깨끗하게 승복을 하고 국가 발전 위해 힘 모으는 패턴이 정착돼야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온전히 작동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는 적대적 진영정치에 찌든 정치권을 이전투구 현장에서 구출하는 길이요, 대한민국 비정상의 정상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