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7월12일 의학전문지인 '비온뒤'(발행인 홍혜걸)에서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배종면 교수의 인터뷰 기사 내용 캡처.
3) 의학적 문제
우선 독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성소수자 축제, 퍼레이드, TV, 그리고 유튜브에는 젊고 활기차고 행복해 보이는 동성애자들만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점잖고 깔끔하게 차려입어 인텔리처럼 보이는 중·노년 동성애자가‘동성애는 이성애와 다를 게 없다.’고 인터뷰를 하거나, 동성애를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묘사한 드라마나 영화도 요사이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연출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동성애와 이성애는 다를 게 없다.’고 전제하고 보면 모든 의학적 사실이나 과학적 증거까지 동성애 혐오로 보이는 비합리주의, 독단주의에 빠질 수 있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헌신과 열정을 차갑게 식혀버리는 냉소주의자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할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지난해 동성애 경험이 있는 47만여명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동성애와 관련된 단일의 게이 유전자는 없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해당 내용을 이미지화한 영상. 유튜브 ‘복음한국TV’ 캡처 (글.사진=국민일보 캡처)
(1) 동성애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유전자 분석도 그렇고 대규모 일란성 쌍둥이 연구도 그렇다. 동성애를 유발하는 유전자는 발견할 수 없었으며¹⁾, 일란성 쌍둥이가 똑같이 동성애자가 될 확률은 똑같이 조현병에 걸릴 확률에 비해 현격히 낮았다.²⁾
남과 여로 구분되는 생물학적 성을 부인하고 자기 생각과 느낌에 따라 성별을 달리 표현하는 용어가 Gender이다. 이 젠더에는 여러 종류의 성이 있다. 양성을 다 갖는 바이젠더, 제3의 성까지 가진 트라이젠더, 남녀 성을 느끼지 못하는 에이젠더, 모든 성을 포함하는 팬젠더, 성이 계속 바뀌는 젠더 플루이드, 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젠더리스 등이 있는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젠더 주의자들은 후천적 혹은 자신이 정하는 대로 젠더가 바뀐다고 주장하지만, 동성애만큼은 선천적이라고 주장하는 이율배반적(Antinomie) 태도를 보인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면 자연스러운 것이고 죄가 되지 않으며 하나의 권리로 존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성애는 선천적이 아니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과연 죄가 되지 않으며 존중받을 가치가 있을까?
김성한 목사(예 장합신 이단사이비대책위원)가 지난 2021년 7월9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차별금지법 바로 알기 아카데미’(차바아) 시즌2 제29회에서 ‘동성애 차별금지법의 거짓말’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성한 목사는 “동성애를 옹호하는 자들의 부도덕한 거짓말은 먼저, 동성애는 유전이며, 둘째로 동성애는 선천적이고, 셋째로 동성애는 인권이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동성애 유전자는 없으며,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는 증거도 없으며, 오히려 후천적이라는 증거가 많다. 그리고 동성애는 윤리적 판단의 대상”이라고 했다. (글.사진=기독일보 캡처)
알코올 중독을 일으키는 유전자³⁾을 갖고 있는 사람이 조상 대대로 이어진 알코올 중독의 사슬을 끊고 정상인이 된 사람도 있다. 주어진 운명대로 산다면 과연 인간이 짐승과 다를 점이 무엇일까?
한편으로는 폭력유전자(MAOA)⁴⁾을 갖고 태어난 사람도 있다. 미국의 살인마 브레드리 왈드럽은 법정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했지만, 그의 변호사는 그가 폭력유전자인 MAOA를 갖고 있으므로 감형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그를 유죄라고 판결하였고 종신형과 다름없는 형량을 선고받았다.
프랑스인 프랑시스 옴은 클라인펠터라⁵⁾는 유전질환을 앓던 연쇄살인범이다. 이 증후군을 앓는 사람 중에는 성불구로 태어나기 때문에 폭력으로 성적 만족을 대신 얻는 사람도 있는데 그도 그랬다. 그는 히치하이킹을 하며 8명을 살해하였으며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렇듯 유전적으로 타고난 범죄자라 해도 우리는 그들에게 유죄 선고를 내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 이유는 첫째 유전자가 나쁜 것이 아니라 범죄가 나쁘기 때문이며, 둘째 나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나쁜 인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타카/운명을 결정할 인자는 없다. (유튜브 캡처)
유전자 조작으로 서열이 구분된 사회를 그린 SF영화 ‘가타카’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운명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를 운명처럼 여기고, 인간이 유전자에 종속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유전공학자들은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 개조를 시도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유전자가 행동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거나 결정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주석(註釋)>----------------------------------
1)동성애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X염색체 위에 있는 유자자군 Xq28 이 남성 동성애와 연관 가능성 있다.’ 결과를 1993년 Hamer 가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후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Rice(1999), Mustanski(2005), Ramagopalan(2010) 등의 연구를 통해 Xq28 이 동성애와 상관이 없다고 밝혀졌다. 21세기 들어오면서 유전공학 기술의 발달로 어떤 한 특성이 어느 유전자 연결되는지를 밝히는 전장유전체연관분석연구 (GWAS, Genome-wide Association Study)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우선 Drabant(2012), Sanders(2017) 이 발표한 GWAS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동성애 관련 유전인자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2019년 사이언스지에 Andrea Ganna 등이 약 47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GWAS 연구를 발표하였다. 결론적으로 단일의 동성애 유전자(gay gene)는 없었다.
2)동성애 유전성에 대한 쌍둥이 연구는 1952년 Kallmann의 연구를 시작으로 Bailey(1991,1992,2000) Kendler(2000), Bearman(2002), Långström(2010)의 연구가 있다. 종합해 보면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이 동성애자일 경우 다른 한 명도 동성애자일 경우는 6%~32%이다. 흥미롭게도 여러 연구에서 표본의 수가 증가할수록 점점 동성애 일치율이 감소하였다. 가장 최근에 발표되었고, 조사 대상자 수가 가장 많았던 Långström(2010)의 결과를 보면 일란성 쌍둥이의 동성애 일치율은 남성 9.9%, 여성 12.1%로 대략 10% 정도였다. 일란성 쌍둥이에서 조현병 일치율은 40~60%이다.
3)adh1b 유전자 47번째 아미노산에 arg와 48번째 아미노산에 glu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adh1b유전자 47번째에 his와 48번째 lys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비해 알코올 중독의 위험도가 90배 이상 높다.
4)MAOA는 도파민, 세로토닌 등 주요 신경전달물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MAOA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이 신경전달 물질들이 뇌 속에 축적돼 충동제어에 어려움을 겪고, 폭력성과 분노감이 커진다.
5)성염색체 비분리에 의해 남자가 X염색체를 두 개 이상 가지게 되는 유전병의 일종이다. 성염색체 핵형은 XXY, XXXY, XXXXY 등의 비정상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어, 남성이지만 생식 능력이 불완전하다. 47, XXY형은 성염색체 수 이상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남자 아기 500명 중에 한 명의 비율로 생긴다.
(5편은 8월7일)
오순영 칼럼리스트 /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