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사람들로 연일 흥성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0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로 전국 각지의 수많은 근로자들과 청소년 학생들이 찾아와 "웃음과 낭만의 장관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고 선전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한 관리자는 중앙TV에 출연해 "외국 관광 손님들을 잠정적으로 받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Wall Street Journal)이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 13명의 경험담을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의 역점 사업으로 6월 24일 준공식을 거쳐 7월 1일 개장한 이 관광지구는 러시아 단체 관광객을 맞이하며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 첫 러시아 관광단의 여정

관광 상품은 1주일 일정으로, 북한 당국에 지불하는 1천400달러(약 194만원)와 러시아 여행사 비용 3만5천 루블(약 61만4천원)을 합쳐 약 2천달러(약 278만원)였다.

항공편, 매 끼 식사, 기타 여행 비용이 포함됐으나 간식, 부수 활동, 옵션 레저는 제외됐다.

관광객은 주로 여행 경험이 많은 부유층 성인으로, 부부 몇 쌍이 포함됐으며 한 쌍은 과거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은 평양에서 사흘을 보낸 뒤 원산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항공편이 갑작스레 취소돼 기차로 200㎞를 약 10시간 이동했다.

일부 관광객은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문 일정과 겹친 탓으로 추측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수의사 다리아 줍코바(35)는 “기차 창문으로 마을과 농촌 풍경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며 사진·영상 촬영 제한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 호화 서비스와 독특한 경험

원산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내국인과 외국인 해변 구역이 분리돼 있으며, 워터파크(풀장, 온수욕조, 사우나, 슬라이드)는 출입 금지라는 안내를 받았다.

모스크바 출신 아나스타시야 삼소노바(33)는 “해안이 텅 비어 리조트에 우리뿐인 것 같았다”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손님처럼 대접받았다”고 전했다.

호텔 직원들은 브리오슈 번, 포터블 스피커, 야외의자 요청을 즉시 처리했다.

결제는 루블화 대신 미국 달러, 유로, 중국 위안화 예치금으로 전자팔찌를 통해 이뤄졌다.

가격은 맥주 한 병 0.60달러(약 830원), 얼굴 마사지 15달러(약 2만1천원), 화성포-17형 미사일 모델 465달러(약 64만6천원), 와이파이 10분 1.70달러(약 2천400원)였다.

줍코바는 제트스키와 쿼드바이크를 무료로 대여하며 “모든 게 새 거였다”고 말했다.

평양-원산 왕복 항공편 취소로 관광객들은 여행 후 200달러(약 27만8천원)를 환불받았다.

◆ 운영 미숙함과 전망

러시아 여행사 마케팅 매니저 알렉산데르 스페바크는 운영 미숙함을 지적했다.

그는 “방해하지 마시오” 팻말에도 미화원이 들어오거나, 샤워 보일러 온도를 호텔 직원이 낮추는 일이 반복됐다.

북한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2만 명 수용 숙박시설과 해수욕장, 체육·오락시설을 갖췄다고 홍보한다.

WSJ는 두 번째 러시아 관광단이 이번 주 방문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