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양목 지사.보훈부

이국땅에 안장됐던 독립유공자 6명의 유해가 광복 80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부는 문양목(1995년 독립장)·임창모(2019년 애족장)·김재은(2002년 애족장)·김기주(1990년 애족장)·한응규(1990년 애족장)·김덕윤(1990년 애족장) 지사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한다고 7일 밝혔다.

◆ 광복 80년, 해외 안장 독립유공자 6위 유해 '역사적 귀환' 시작

국가보훈부는 이들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을 위해 총 5개 반 11명으로 구성된 봉환반을 편성해 오는 8일과 9일 현지에 파견한다.

문양목 지사의 봉환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3명, 임창모 지사를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2명, 김재은 지사를 위해 미국 애틀랜타에 2명, 김기주·한응규 지사를 위해 브라질에 2명, 김덕윤 지사를 위해 캐나다에 2명을 각각 파견한다.

봉환반은 유족들과 함께 현지 공관 및 교민 단체 등에서 주관하는 추모식 등에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등 유해 봉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임창모, 김기주, 김덕윤, 김재은, 한응규 지사.보훈부


◆ 각 독립유공자의 빛나는 발자취…조국 위한 헌신 다시 조명

이번에 귀환하는 독립유공자들은 각기 다른 곳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문양목 지사는 1905년 조국을 떠난 지 12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충남 태안 출신인 문 지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대한인국민회의 전신인 대동보국회를 설립했고, 장인환·전명운 의사 재판후원회를 결성해 지원에 앞장섰으며 대한인국민회 총회장을 지내는 등 일생을 독립운동에 바쳤다.

문양목 지사의 경우 이장에 대한 권리를 갖는 유족이 없어 보훈부가 유해 봉환을 위해 미국 법원을 상대로 파묘(破墓) 및 이장 청원 소송을 제기했고, 교민 1천여 명의 서명서 제출 등 1년가량의 노력 끝에 승인 결정을 받아내 봉환이 성사됐다.

임창모 지사는 미국 내에서 3·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흥사단 단원으로서 활동했으며 대한인국민회 임원으로 독립 자금 모집에 앞장섰다.

김재은·한응규·김기주 지사는 광복군에 입대해 활약하다 광복을 맞았고, 김덕윤 지사는 일본 유학 중 비밀결사 '열혈회'를 조직해 활동하다 일경(日警)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이들 중 문양목·김덕윤·김기주 지사는 배우자와 함께 봉환될 예정이다.

◆ 엄숙한 봉환 절차 진행…국립현충원서 영면에 들다

각 독립유공자의 현지 추모식 일정이 끝나면 봉환반은 독립유공자 유해를 비롯한 유족들과 함께 입국하며, 오는 12일 오후 7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유해 영접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어 다음날인 13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유해 봉환식이 열리고, 같은 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이 거행된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던 독립유공자 여섯 분의 유해를 광복 80주년의 뜻깊은 해에 고국 산천으로 모시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문양목 지사를 비롯한 여섯 분의 귀환을 국민적 예우와 추모 속에 영면하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 유해봉환 사업을 통해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 등 의열사부터 이번에 문양목 지사 등 6위까지 총 155위의 유해가 봉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