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주요 언론들은 24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3천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기금 구체화 등이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도를 통해 양국 정상이 모두 암살 시도에서 생존했고,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만남에 관심을 가졌다는 공통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70년에 걸친 한미 동맹 관계와 별개로, 특히 중국과 대만의 잠재적 충돌에 대한 양국의 우선순위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에 맞게 확대하려 함에 따라, 한국이 자국 방위 책임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이라 부르는 이 정책에 대해 한국은 대북 방어력 약화 및 대만을 둘러싼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NYT는 미국이 관세를 지렛대로 3천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와 미군 주둔 비용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하며, 다수의 한국인이 미국의 보호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체 핵무기 보유를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시(NBC, National Broadcasting Company)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을 앞둔 지난 22일 보도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에 한국이 미국 산업을 위한 3천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기금 세부 사항을 구체화하는 논의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조선업 협력을 중심축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마스가(MASGA, Make America's Shipbuilding Great Again)'로 명명된 한미 조선 협력 펀드 1천500억 달러(약 209조 원)를 포함한 총 3천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 펀드는 대부분 직접 투자가 아닌 대출이나 보증 형태가 될 것이라고 당시 밝혔다.
NBC는 또한 양국 지도자에게 수십 년 된 군사 동맹의 미래가 더욱 중요한 의제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약 3만 명의 주한미군 병력을 북한 억제뿐만 아니라 한반도 밖 임무에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에 촉구해 왔으며, 이러한 요구는 트럼프 체제에서 더 강화되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와 군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은 미국이 주한미군 유지비 증액 압박 외에도,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해 주한미군을 재편하려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NBC는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기사에서 관세, 주한미군 역할, 한국의 국방비 지출을 한미 정상회담의 예상 의제로 제시하며, 한국 내에서 일종의 국가적 구호가 된 '마스가' 프로젝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설득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의 배경으로 꼽는 양안(중국-대만) 갈등과 관련하여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비하려면 해군력 보강이 시급하며, 여기에 한국 조선산업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WSJ은 지난해 한화오션과 에이치디(HD, Hyundai)현대중공업이 주일 미군 7함대 소속 비전투 선박 수리 계약 4건을 수주했다고 언급하며, 미국 내 법률 규제가 완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이 군함 수리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후 한화오션이 약 1억 달러(약 1천397억 원)에 인수한 미국의 필리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 주요 일정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미 동부시간으로 25일 낮 12시15분(한국시간 26일 오전 1시15분) 시작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