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비전 발표하는 장동혁 후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6일 치러진 당 대표 선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반탄)하는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되는 장동혁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했다.
이는 지난 6·3 대선 패배 이후 탄핵 찬성과 반대(찬탄-반탄)로 나뉘어 분열을 겪었던 국민의힘을, 이제 강경 노선을 표방하는 장 대표의 리더십 아래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동혁 신임 대표는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와 특검 수사라는 대외적 압력에 맞서 당을 이끌어갈 중책을 맡게 되었다.
그는 그동안 당내 리더십 부재 속에 빚어졌던 혼란을 수습하고 강력한 '단일대오'를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당내 결속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친한(친한동훈)계를 포함한 찬탄파가 윤 전 대통령 탄핵 등 주요 사안에서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며 당내 분열을 야기했고, 그 결과 이재명 정부로 향해야 할 당의 화력이 분산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결선 결과
국민의힘을 이끌 새 대표로 재선 장동혁 의원이 선출됐다. 장 신임 대표는 26일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결선투표에서 22만301표를 얻어 당선됐다.사진=연합뉴스
장 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단일대오로 뭉쳐 제대로 싸우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선언하며 강한 리더십을 예고했다.
그는 "지금부터 단일대오에서 이탈하고 내부 총질하는 이들, 당론을 지속해서 어기는 이들에 대해 결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장 대표는 비상계엄과 탄핵 문제를 놓고 찬탄파로 분류되는 안철수·조경태 의원과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당론 준수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그는 "밖의 적 50명보다 안의 적 1명이 더 위험하다"고 말하며 당론을 어기는 인사들을 '내부총질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장 대표가 당 대표 선거에서 최종 선택을 받은 것은 '내부총질자'들에 대한 인적 청산을 원하는 당원들의 염원을 대변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장 대표가 선결 과제로 내세운 내부 정리는 결국 '잘 싸우는 야당'으로 변모하여 이재명 정부에 대한 투쟁을 본격화하기 위한 기반 마련으로 볼 수 있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배경에 민주당의 '줄탄핵'과 '줄특검'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만약 민주당 주장대로 계엄이 내란이라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내란 교사범'이라고 공세를 펼치는 등 강경 보수 유튜버들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 대표가 '윤어게인' 등으로 대표되는 강경 보수 세력과 손잡고 대여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장 대표는 회견에서 "윤 대통령 접견 약속을 지키겠다", "자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싸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장 대표 체제에서 국민의힘의 대여 투쟁 전장이 국회에서 보수 단체가 시위하는 광화문 광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당기 흔드는 장동혁 신임 당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만, 장 대표의 주도로 찬탄파를 겨냥한 인적 청산과 장외 세력 연대가 본격화될 경우 당내 내홍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장 대표가 '지금부터 분란을 일으키면 결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특정 인사에 대한 실질적인 청산이 진행될 경우 약 20여 명으로 추정되는 친한계를 포함한 일부 당내 세력의 격렬한 반발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전 대표가 결선 투표에서 김 전 장관을 사실상 지지했다는 점 또한 장 대표와 친한계가 화합하기보다 충돌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탄핵 국면부터 이어진 당내 주류 세력과 친한계 간의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 대표는 또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곤두박질친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당원들의 마음(당심)은 반탄파인 장 대표를 선택했지만, 국민 여론(민심)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큰 만큼, 민심과의 괴리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뒤따른다.
장 대표 취임 후에도 당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반탄 대표로서의 한계와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