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 기자회견
국민의힘 6차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장동혁 신임 대표가 26일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6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을 “굴욕 외교”이자 “역대급 외교 참사”라며 전방위적으로 비판했다.

장동혁 신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회담의 의전 홀대, 실익 부재, 북한 관련 발언 논란을 강하게 문제 삼으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노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평가가 불가능한 정상회담이었다”며 “이재명 정부의 잘못된 외교노선이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고 있다. 그 우려가 이번 회담으로 훨씬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의 구체적 성과가 불분명하다며 정부의 외교 역량 부족을 질타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한미 정상회담, 역대급 외교참사"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 전체 과정은 역대급 외교참사다"라며 "기업들의 1천500억불 투자까지 추가로 갖다 바친 굴욕외교라 할 수 밖에 없다"고 발언했다.사진=연합뉴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욕적 아부를 늘어놓는 모습을 국민이 똑똑히 지켜봤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1천500억달러 투자까지 추가로 바친 굴욕 외교”라고 비판했다.

그는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숙청’과 ‘혁명’을 언급했고,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은커녕 배웅조차 없었다”며 “정상회담 전체 과정이 역대급 외교 참사”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특히 “사진첩 외에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며 “쌀·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과 철강·알루미늄·반도체 관세율 협상이 정리되지 않아 국민과 농민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대화 기회 부족을 “병풍 외교”로, 입국·숙박·환송 과정의 홀대를 “수모 외교”로 규정하며 “정상회담이라 부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전 세계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교회 압수수색’과 ‘미군 기지 조사’를 거론하며 한국 정치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며 “실질적 성과가 전무한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김정은을 만나달라’고 요청한 발언을 두고 “북한 정권을 대변하는 듯한 태도로 논란을 자초했다”며 “이재명 정부는 통상적인 외교 수사로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곽 대변인은 특검의 교회·미군기지 압수수색이 회담에서 거론된 것 자체를 “외교적 실책”으로 규정하며 특검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김건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한미정상회담을 100점 만점에 50점으로 평가하며 “새로운 부담을 많이 지고 얻은 것은 별로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이 기분 좋게 밥 먹으러 간 것이 아니다”며 “반도체 관세 등 중요한 사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다짐을 받아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의 체면을 지키려 국민 어깨에 더 무거운 짐을 얹힌 외교”라며 “국민이 얻을 실질적 이익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상회담의 의전적·실질적 실패를 이재명 정부의 외교 무능으로 규정하며 9월 정기국회에서 강도 높은 공세를 예고했다.

특히 농산물 개방과 반도체 관세 등 국민 경제에 직결된 사안의 불투명성과 특검 관련 논란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극한 대립 속에서 이번 회담 비판이 국정감사와 예산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