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정무수석 예방 받은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회동 제안에 단독 면담을 조건으로 내걸며 제1야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 대표는 31일 대통령실의 회동 제안에 대해 “단순 만남은 의미가 없다”며 단독 회동을 역제안했다고 국내 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장 대표는 지난 27일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에서 이 대통령의 초청 의사를 전달받았으나 즉답을 피했다.
이 대통령이 28일 미국·일본 순방 후 회동을 공식화하자, 그는 단독 면담을 요구하며 “영수회담” 형식의 대화를 제안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의제 조율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26일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천명한 바 있어, 이번 역제안은 강경 지지층의 비판을 피하고 야성 있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특검법과 검찰개혁 법안 처리 속도 조절, 자당 추천 몫 인권위원 선출 등을 회동 의제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갈등 속에서 단독 회동을 통해 의제를 관철하려는 계산도 엿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요구가 소수 야당 대표로서 체급을 키우고, 이 대통령과의 단독 대화로 야권 리더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순방 성과를 홍보하는 자리에 들러리 역할을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회동 성사에는 난관도 예상된다.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특검 수사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다음 주 중 여·야·정 회동 일정이 잡힐 수 있지만, 압수수색이 진행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의 회동에서 협력 합의 후 “들러리” 비판이 제기된 사례처럼, 장 대표도 성과 없는 회동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