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베이징 도착...딸 주애도 동행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저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보도국은 김정은 동지께서 9월 2일 현지시간으로 오후 16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통신이 발행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의 딸 주애도 동행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2일 전용열차로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3일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했으나, 수행단에 군부 고위 인사가 포함되지 않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중국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2일 새벽 북중 국경을 넘어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중국 외교부 장관 왕이와 베이징시 인민정부 시장 인융 등 고위 인사가 베이징역에서 이들을 영 접했다.

수행단에는 조용원(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덕훈(당 중앙위원회 비서), 주창일(당 선전선동부 부장), 김성남(당 국제부 부장), 최선희(외무상), 현송월(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날 3일 리셉션 보도 사진을 통해 김정은 동생 김여정(당 선전선동부 부부장)도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3일 열병식 중계 및 보도 사진에서는 국방성이나 인민군 고위 인사의 모습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전승절 행사가 군사적 성격보다 다자 외교 무대로서의 의미가 강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과시하고,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 김정은 등과 함께 서구에 대항하는 연대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목적을 띠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군부 고위 인사 부재의 배경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SC,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제재를 지목한다.

북한군 수뇌부 다수가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로 유엔 제재 대상에 올라 해외 여행이 제한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리셉션에 참석한 김정은 동생 김여정(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


중국은 러시아와 달리 국제 규범 준수를 강조해왔으며, 제재 대상 인사의 입국에 제약을 뒀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23년 9월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당시 리병철(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식(군수공업부 부부장), 조춘룡(당 군수공업부장), 장창하(국방과학원장) 등 유엔 제재 대상 인사가 동행했으나, 이번 방중에서는 이들이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수행단 중 조용원은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 2356호로 제재 대상에 지정됐으나, 2018년과 2019년 김정은의 방중 시 동행한 전례가 있다.

김여정과 주창일은 각각 2017년과 2024년 미국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으나, 유엔 제재 대상은 아니어서 이번 행사에 문제없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중은 김정은의 2019년 이후 6년 만의 중국 방문으로, 중국과의 전통적 우호 관계를 복원하고 경제 및 외교적 지원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은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약 98%에 달하며, 코로나19 이후 중단된 중국인 관광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러시아 및 중국과 연대한 반미 연대 이미지를 국내외에 부각하려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인 양자 또는 3자 회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