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장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엔 제재 압박이 거세지는 이란에 북한 미사일 최고 전문가들이 비밀리에 파견됐다는 해외 보도가 나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러한 주장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으로 국제사회 제재에 직면한 가운데, 북한 및 러시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기업연구소(AEI,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산하 중요위협프로젝트(CTP, Critical Threats Project)와 전쟁연구소(ISW,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가 2일(현지시간) 배포한 보고서는 영국의 에너지 시장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의 보도를 인용하여 지난해 6월 이후 북한 미사일 전문가 3명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 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 안보 기구에 소속된 익명의 고위 안보 소식통의 주장을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러시아 또한 같은 기간 주요 핵 과학자 수십 명을 이란으로 보냈으며, 무기화 기술 진전이 위험 수준에 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보도를 직접 검증할 수는 없었다고 명시했으나, 이란이 이전에도 핵 프로그램 개발에 러시아의 지원을 구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이란 테헤란의 엥헬랍 광장에서 핵 원심분리기 사진과 함께 '과학이 힘이다'라고 적힌 광고판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이란 핵 과학자 5명이 지난해 8월 핵무기 관련 이중 용도 기술 개발 연구를 위해 러시아 연구소를 방문한 사실과,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Supreme National Security Council) 사무총장이 핵 프로그램 지원을 요청하고자 비밀리에 러시아를 찾은 사실이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이란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3개국(E3)이 지난 8월 28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유엔 제재 복원 조치인 '스냅백' 발동에 착수하자, 러시아 및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밀착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9월 2일 중국 톈진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이어 만나 핵 프로그램 안건과 관련한 협력과 지지를 이끌어냈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에 실질적인 조건 없이 스냅백 기한을 6개월 연장하는 결의안 초안을 회람하는 등 이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과 북한의 미사일 협력이 1980년대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의 중거리탄도미사일 '샤하브3'와 '코람샤르'는 각각 북한의 '노동' 미사일과 '무수단' 미사일 기술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이 최근 이란산 석유 밀수업체를 제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는 이라크 내 이란 석유 밀수 역할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란이 이라크의 석유 밀수 네트워크를 통해 매년 약 10억 달러(약 1조4천억원)를 벌어들여 중동 내 반미·반이스라엘 무장세력 연합체인 '저항의 축'을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