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용열차에서 내리는 김정은.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중국 고위급 인사 전용 디젤기관차의 견인을 받으며 베이징에 도착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북한과 중국 간의 밀접한 관계와 김정은에 대한 중국 측의 각별한 의전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의 전용열차를 중국이 고위급 인사의 철도 수송을 위해 도입한 일련번호 0003의 'DF11Z' 디젤기관차가 견인했다고 보도했다.
DF11은 '둥펑(東風)11'의 약자이며, Z는 고위급 전용을 의미한다.
일련번호 0003이 최고위급 인사 전용 기관차임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김정은에게 최상위급 의전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철도총공사가 운행하는 DF11Z는 2002년에 처음 제작된 모델로, 신뢰성 확보를 위해 주요 부품에 외국산이 사용되었으며 설계상 최고 속도는 시속 160km이다.
앞서 김정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위해 방중했던 2018년과 2019년에도 중국철도총공사 문장이 붙은 DF11Z 기관차가 전용열차를 견인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중국 기관차가 김정은의 전용 열차를 견인하는 것은 중국 철도망 신호체계에 대한 숙련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열차가 국경을 넘을 때 출발하는 국가나 도착하는 국가 중 어느 나라의 기관차를 사용할지는 양국이 맺은 협정에 따른다.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의 전용열차는 녹색 바탕에 북한 국기와 금색 문장이 장식되었으나, 그 뒤편에는 노란색 이중선이 그려진 중국 객차 6량이 연결되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중국 객차에 국경에서 김정은을 영접한 중국 관리들이 탑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 전용열차 안에서 열린 회의.사진=연합뉴스
김정은의 전용열차는 방탄 기능을 갖추고 박격포로 무장까지 한 '움직이는 요새'로 알려져 있다.
열차 내부에는 김정은의 침실과 집무실, 식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용 차량을 운반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김정은은 해외 방문 시 주로 열차를 이용해왔다.
과거 중국을 4차례 방문했을 때 2018년 5월과 6월에는 전용기 '참매1호'를 이용했지만, 나머지 방중 시에는 열차를 통해 이동했다.
또한 러시아 방문 때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베트남으로 향할 때도 열차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