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VS 김건희.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수사 대상인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변호인을 따로 만났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특검팀이 "일상적 인사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4일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주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가 타 사건으로 담당 특검보를 만난 후 돌아가는 길에 인사차 잠시 특검실에 들러 민 특검과 차담을 나눈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변호인은 통일교 사건의 변호인이란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관련 변론 사항도 없었으며, 안부 등 일상적 인사만 나눈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 특검이 한학자 총재 변호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상황에서 안면이 있는 변호사와 일상적인 대화만 나눈 것이므로 크게 문제 될 일이 아니라는 취지다.

앞서 민 특검을 만난 변호사는 판사 출신인 이모 변호사로, 과거 민 특검이 부장판사였을 때 배석판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가 한학자 총재의 변호인인 사실이 전날 언론 보도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특검팀이 해명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특검팀 수사 대상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와 수사 주체인 특별검사가 사적으로 만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수사와 무관한 인물은 애초 특검팀 사무실에 출입할 수 없는 만큼, 민 특검도 이 변호사가 수사 대상자의 변호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저희 특검은 변론권 보장과 수사 보안 및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특검이 아닌) 특검보가 변호사들로부터 변론을 받고 있다"며 "수사 공정성과 형평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한학자 총재에게 오는 8일 출석을 통보했으나, 한학자 총재 측이 출석과 관련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학자 총재는 전날인 9월 3일 서울아산병원 특실에 입원해 심장 관련 시술을 받고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입원 등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한테는 사유 등 상황이 전달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9월 8일 조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학자 총재는 이른바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구속기소)가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한학자 총재가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으며, 특검팀은 윤모씨 공소장에 한학자 총재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한학자 총재는 최근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강찬우 법무법인 LKB평산 대표변호사 등 특수통 출신 전관 변호인단을 선임해 수사에 대응하려 했으나, 오광수 전 수석은 4일 변호인단에서 사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의 청탁을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오는 8일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전성배 씨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유력자로부터 기도비 명목으로 1억여 원을 받고 공천 관련 청탁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에게 전달해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고 있다.

그동안 전성배 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으나, 최근 특검 조사에서는 일부 혐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