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WHO 로고.사진=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가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에 대한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를 해제한다고 5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질병 확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대응 역량이 향상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콩고민주공화국(DRC, 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과 부룬디, 시에라리온, 우간다 등 아프리카 주요 발병 국가에서 발병 및 사망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인 데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현재 엠폭스 전파 요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으며, 주요 발생 국가들의 대응 역량도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비상사태 해제는 위협이 끝났다는 뜻도, 우리의 대응이 중단된다는 뜻도 아니다"라며 여전히 확산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강조했다.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던 엠폭스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며 수포성 발진, 급성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는 질병으로 알려졌다.

WHO는 그해 7월 PHEIC를 처음 선언한 바 있으며, 이듬해 5월 한 차례 해제했었다. 그러나 감염 확산이 빠르고 치명률이 더 높은 또 다른 하위 계통의 엠폭스가 지난 2023년 9월부터 아프리카에서 확산함에 따라, WHO는 지난해 8월 PHEIC를 1년 3개월 만에 재선언한 바 있다.

이번 해제 결정은 엠폭스 확산세가 상당 부분 진정되었다는 WHO의 판단을 보여준다.

그러나 모든 지역에서 긴장이 완화된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질병통제센터는 지난해 8월 선포한 아프리카 대륙 차원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WHO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전 세계 엠폭스 발병 건수는 3만4천 건에 달했으며, 이 중 13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발병 건수 중 1만5천여 건이 DRC에서 발생하여 여전히 특정 지역에서의 집중 발생이 관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