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토안보수사국 영장에 첨부된 공장부지 사진
미 국토안보수사국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공장 수색영장에 첨부한 '목표 구역'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Homeland Security Investigations)은 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건설 현장에서 단일 현장 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을 실시, 47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일 집행된 이번 단속은 불법 고용과 외국인 은닉·보호 혐의에 초점을 맞췄으며, 체포자 중 약 300명이 한국 국적자로 확인됐다.

HSI는 지난달31일 법원의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35에이커(약 14만㎡, 4만3천평) 규모의 공장 현장과 부속 부지를 대상으로 수사했다.

미 국토안보수사국 영장 앞면
미 국토안보수사국이 집행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공장 수색영장 첫 장.사진=연합뉴스


입수된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HSI는 ‘외국인 불법 고용(unlawful employment of aliens)’, ‘외국인 은닉·은신처 제공·보호(concealing, harboring, or shielding aliens)’, ‘공모(conspiracy)’를 목표 범죄로 적시했다.

이는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거나, 취업 비자(B1, B2) 또는 전자여행허가제(ESTA, 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로 입국한 후 체류 기간을 초과해 불법 근로한 이들을 고용하고, 이들을 은닉하며 당국에 사실을 숨긴 혐의를 겨냥한 것이다.

영장은 지난 3월 1일 이후 발생한 관련 기록을 압수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HSI는 공장 현장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영장에 첨부해 장기 조사를 암시했다.

목표 인물은 히스패닉 계열 불법 체류자 4명(남성 3명, 여성 1명)으로, 이들의 불법 취업 단서를 잡고 단속이 시작됐으나, 수사 과정에서 한국인 근로자 다수가 체포됐다.

HSI는 현대차 본사뿐 아니라 계약업체, 건설업체, 하청업체, 인력알선업체의 “소유권·경영 문서, 전·현직 직원 고용 기록, 근무시간·급여·계좌 정보, 직원 모집·채용 기록, 외국인 고용·은닉 관련 의사소통 기록, 급여·주거·교통비 지급 기록, 컴퓨터 등 전자 장비”를 압수 대상으로 삼았다.

스티븐 슈랭크 HSI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수개월간 증거 수집과 인터뷰를 통해 법원의 수색영장을 발부받았으며, 단속으로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단속에는 헬리콥터, 장갑차, 수백 대의 법집행 차량이 동원됐으며, 공장은 전면 중단됐다.

부상자는 경미해 한 명이 탈수 증세로 현장 치료를 받았고, 요원 한 명이 찰과상을 입었다.

체포자들은 대부분 조지아주 폭스턴의 이민자 수용시설로 이송됐으며, 일부는 다른 시설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10월 55억 달러(약 7조6400억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착공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6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번 단속으로 완공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