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씨가 확인한 결제 내역.사진=연합뉴스

최근 경기 광명시와 인접한 서울 금천구 일대에서 휴대전화 소액결제 해킹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케이티(KT)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등에서 무단 결제가 집중적으로 보고되어 통신사 책임론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명시 하안동에 거주하는 40대 류모 씨는 지난 9월 4일 밤 11시경 휴대전화로 99만 6천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이 자신도 모르게 결제되었다는 푸시 알림을 받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류 씨는 처음에는 스팸으로 생각했으나, 본인인증 앱 확인 결과 실제 결제가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다음날 곧바로 광명경찰서를 찾아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며, 그곳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인접 주민 두 명이 비슷한 피해를 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 중 일부는 류 씨와 달리 수십만 원 규모의 소액 결제가 여러 차례 반복되는 피해를 겪기도 했다.

초기 광명시 소하동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피해는 현재 하안동과 함께 인접한 서울 금천구까지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광명시에서 26명, 5일 기준 금천구에서 14건의 관련 신고가 각각 접수되어 피해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출처를 알 수 없는 해킹 경로에 대해 깊은 당혹감을 표현하고 있다.

류 씨의 경우 출처 불명의 웹 주소(URL)를 클릭하거나 특정 앱을 설치한 적이 없음에도 피해를 보았다며, 자신의 휴대전화가 알뜰폰 요금제(KT 전산망 이용)임에도 자급제로 구매했기 때문에 개통 과정에서의 범행 가능성은 낮다고 추측할 뿐 해킹 방식을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과의존 (PG).사진=연합뉴스


피해자들은 언제 또다시 범죄의 표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하며, 특히 자택 주소지와 범행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런 불안감은 함께 사는 가족의 피해로까지 이어질까 하는 걱정을 낳고 있다.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 A 씨는 통신사가 사태를 방치하는 것 같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A 씨는 해킹범이 결제 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범행한 사례까지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통신사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류 씨 또한 알뜰폰 통신사 문의 결과, 경찰 수사 중이며 범인 특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일단 피해 금액을 당사자가 결제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여윳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소비자원은 과거 유사 사례 발생 시 미심쩍은 문자메시지는 즉시 삭제하고, 해당 통신사에 소액결제 한도 차단이나 축소를 요청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

현재 광명시와 금천구 경찰서에 접수된 관련 사건들은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모두 넘겨받아 병합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의 이번 광역수사를 통해 해킹 경로는 물론, 범죄 조직의 실체가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동시에 통신사와 정부가 이러한 신종 범죄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구제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